부처님의 십대제자 

조민기 지음/맑은소리맑은나라

부처님 가르침 널리 펴는데

중추 역할한 제자들 이야기…

 

‘삶의 가치’ 찾아 수행하던

‘멋진’ 성자들의 일화 통해

우리 삶의 자세 돌아보길

지난 6월30일 서울 조계사 인근에서 조민기 작가를 만났다. 조 작가는 부처님께 ‘글을 써서 보시하겠다’고 서원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고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에게 최초의 설법을 하신다. 이후 부처님은 인도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진실된 가르침을 전하셨다. 그리고 10대 제자를 비롯해 16명의 아라한과에 이른 성인, 500명의 수제자와 1250명의 승단을 갖추면서 불교는 인도 전역으로 전파될 수 있었다.

부처님께서 활동하신 기원전 5세기 무렵은 인류사에 있어 정신문화의 발달이 가장 왕성한 시기였다. 부처님을 비롯해 공자, 소크라테스의 생몰 연대가 이 시기에 속한다. 위대한 성인에게는 위대한 제자들이 있었다. 공자는 특출했던 10명을 비롯한 3000명의 제자들이, 소크라테스는 뛰어난 제자 플라톤이 있었다. ‘톡톡 튀는 글쓰기’로 주목받는 조민기 작가가 부처님의 10대 제자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지혜제일 사리불, 신통제일 목건련 등의 출가와 수행, 그리고 그들이 교단에 미친 영향을 두로 조명했다.

“사리불은 어느 날 길에서 걸식을 하는 비구를 보게 됐다. 특별히 눈길을 끌 것도 없는 소박한 모습이었지만, 완전하게 자유로우면서도 평온하고 겸손한 비구의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사리불은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비구를 따르며 그가 공양 마치기를 기다렸다. ‘그대는 어떤 분을 스승으로 모시고 수행하는 사문인가요?’ ‘저는 고타마 붓다를 스승으로 모시고 수행하고 있는 앗사지라고 합니다.’”

친구 사이였던 사리불과 목건련은 초기 불교교단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들과 붓다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외도 산자야 벨라티푸트라 아래서 수행하던 사리불은 앗사지 비구의 모습에 감탄해 부처님을 만나게 됐으며, 곧장 부처님께 귀의해 상수제자가 된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열렬하고 많은 여성팬을 지닌 분이 부처님이실 거예요. 어느날 예불을 드리다가 ‘영산당시 수불부촉 십대제자 십육성’이란 구절에 팍 꽂혔어요. 부처님의 십대제자는 어떤 분들일까 궁금했어요. 아난존자는 너무 외모가 수려해 많은 여성들이 줄줄 따라다녀 오히려 힘들었다고 하잖아요. 겉모습 뿐 아니라 내면까지 멋진 싱글 남성 제자라니, 정말 멋있지 않아요?”

조민기 작가는 이종익 박사가 쓴 <부처님의 으뜸가는 제자 열분>(1986, 보림사)을 발견하고 “정말 뛸 듯이 기뻤다”고 말했다. 또 경전에 나오는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십대제자의 모습을 상상해 나갔다.

“이 기쁜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부처님은 아무도 모르게 죽림정사를 빠져나와 마하가섭이 지나가는 길 옆 나무 아래서 32가지 성스러운 상호를 드러내며 가장 완전한 수행자의 모습으로 앉아 기다리고 계셨다. 마하가섭이 뒤를 이을 제자임을 알고 그를 맞을 준비를 철저하게 하셨던 것이다.” 부처님께서 마하가섭을 제자로 맞이한 장면이다. 이처럼 조 작가는 십대제자와 부처님의 대화를 마치 옆에서 지켜보는 듯 기록했다. 이야기체로 글이 전개되다보니 경전이 아니라 역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가 있다.

지난 6월30일 만난 조민기 작가는 “이 책은 부처님 앞에서 서원을 세우고 쓴 첫 번째 불교 이야기”라며 의미를 전했다. 글을 써서 부처님께 보시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 내용은 조계사보에 연재됐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12제자는 알지만, 부처님의 멋진 10대 제자를 모른다. 무궁무진한 사람들 중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빛나는 삶을 살았던 십대제자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진짜 멋진 사람을 만나는 기쁨을 느끼길 바란다”는 조민기 작가는 “연재를 하면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책을 출판하던 날 임신한 것을 알게 됐다. 모두 부처님의 가피”라고 전했다.

이 책의 말미에는 목건련과 사리불의 열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부처님께서 곧 열반에 드실 것을 알기에, 차마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먼저 열반에 든 두 성자의 이야기다. 그 아름다운 결론이 “어떻게 보람있는 삶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조민기 작가는 한양대 문화인류학과를 졸업하고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작가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외조, 성공한 여자를 만든 남자의 비결> <조선임금 잔혹사> 등을 펴냈으며, 현재 불교신문에 ‘조민기의 불국토 이야기’와 조계사보에 ‘부처님과 왕’을 연재하고 있다.

[불교신문3217호/2016년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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