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집본 무량수경

도암스님 지음 / 맑은소리 맑은나라

‘유쾌하고 풍성한 정토세상’

염불수행법·원력 상세히 담아

 

중국 무량수경 판본 모두 엮어

비교 분석…한글로 풀어내고

경율 능통한 강사스님 해설 수록

지난 6월25일 양산 정종사에서 열린 무량수경 출판기념회 모습. 영축총림 율주 혜남스님, 조계총림 율주 지현스님, 통도사 율원장 덕문스님 등 한국불교의 대표적 율사들이 모여 출간을 축하했다. 가운데(왼쪽에서 5번째) 활짝 웃고 있는 스님이 저자다.

 

불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은 아마 ‘염불’ 일 것이다.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용어로 쓰일 정도로 보편화 됐다. ‘염불’(念佛)은 부처님을 간절히 생각하며 부르는 수행이다. 이 때 부르는 부처님이 아미타불이다. 아미타불은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머물며 설법하는 부처님이다. 무량한 수명을 가진 분(無量壽), 한량 없는 광명을 지닌 분(無量光)이라고도 부른다. 원래 법장(法藏) 비구로 최상의 깨달음을 얻으려는 뜻을 세우고 살아 있는 모든 자를 구제하고자 48원(願)을 세웠다. 법장 비구의 48대원이라고 한다. 아미타불의 신앙을 중심으로 하여 성립된 것이 정토교(淨土敎)이다.

이러한 정토신앙이 잘 드러난 대표적인 경전이 <아미타경> <무량수경> <관무량수경>이며 이를 일러 ‘정토삼부경’이라고 한다. 이 중 <무량수경>을 정토법문을 대표하는 경전으로 치는데 이유는 정토에 대해 가장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미타경에 비해 무량수경은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월운스님은 “좋은 것이 너무 많아 아무 것도 고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좋은 것이 너무 많아 선택받지 못하는’ 딜레마를 해결한 것이 이를 모두 묶은 ‘회집본 무량수경’이다. 무량수경은 중국에서 12번을 번역했는데 그 중 5종의 판본이 남아있다. 12번씩이나 번역한 이유는 판본마다 차이가 있었는데 그 차이가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하나를 대표 판본으로 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 각기 다른 판본을 모두 엮었다 해서 ‘회집본’이라한다. 이 중 1932년 대만의 하련거 거사가 5종 판본의 내용과 문자로 회집본을 만들었는데 현재 중국에서는 이를 가장 높이 친다. 5종의 무량수경 경전이 모두 들어있어 이 한권만 읽으면 5종 전부를 본 것과 같다고 한다. 하련거 거사의 회집본 원 제목이 ‘불설대승무량수장엄청정평등각경’(佛說大乘無量壽莊嚴淸淨平等覺經)이다. 정토 신앙이 주류인 중국에서는 이 회집본이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또 강의와 독송으로 널리 사용된다. 그 중 대만 정공법사의 강의를 높이 친다. 정공법사는 수십년간 이 회집본을 강의했다. 정공법사는 경장(經藏)을 깊이 연구하고 17년 동안 화엄을 강의한 후에 등각보살과 상상의 최정상 인물들이 마지막에는 모두 염불하여 정토에서 태어나기를 발원한 사실을 깨닫고, 다른 경교(經敎)는 모두 내려 놓았다고 알려진 인물로 현재 91세인데도 매일 강의할 정도다.

통도사 율원 교수사인 도암스님이 1년의 번역 끝에 <회집본 무량수경>을 펴냈다. 도암스님이 펴낸 <무량수경>은 두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정공법사의 강의를 핵심만 간추려 요약 발췌한 앞부분, 한문 원본과 우리말 해설을 실은 후반 두 부분이다. 개략적인 설명을 가한 앞부분에는 이 경을 수지하여 증득하게 되는 무량한 공덕, 염불수행의 수승함과 그 방법에 대해 개괄하고 이어 총 10장에 걸쳐 무량수경이 설해진 인연, 근본 바탕, 수행방법과 목표, 방편의 공력과 작용, 정토법문의 대상 근기 등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후반부 ‘우리말 무량수경’은 무량수경의 우리말 해설이다. 도암스님이 직접 번역하고 해설을 실었다.

왜 정토에 태어나기를 발원할까? 이 책은 이렇게 설명한다. “어느 중생이라도 서방세계에 왕생하면 누리게 될 이익이 일체 제불과 같다. 이것을 48대원에서 아주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일단 서방에 왕생하면 우리가 아미타불 신체의 모습과 완전히 같아진다. 신체 조건도 생활환경도 같다.” 다른 수행법은 과보가 개인적이거나 한정적이다. 참선은 수행한 정도가 다르면 과보도 달라진다. <화엄경>은 41단계의 법신보살만 대상으로 하니 성문 연각은 해당되지 않는다. 반면 염불수행은 다르다. “우리의 업장이 아무리 무거워도 서방세계에 태어나기만 하면 문수·보현보살과 평등하게 일어나고 앉으며 일체 여래와도 평등하게 일어나고 앉을 수 있으니 서방세계의 대중 모두가 아미타불의 학생이다.”

효과는 100%인데 방법도 어렵지 않다. “일을 할 때 만약 생각할 필요가 없으면 일과 동시에 염불할 수 있고, 일을 다 마친 후에 곧바로 부처님 명호를 염불하면 된다. 어떤 시간 어떤 장소든 염불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염불수행하면 본인 뿐만 아니라 옆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손에 염주를 들고서 염불을 하면 다른 사람이 보고 그도 또한 아미타불을 한번 염불할 수 있는데 이렇게 염불한 금강종자가 그 사람의 마음에 심어진다. 사회에 염불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 염불하는 사람들의 힘으로 많은 재난을 피할 수 있다”

스님은 “아미타경만 읽고 무량수경을 읽지 않으면 짐작하기 어렵다. 아미타경이 요약본이라면 무량수경은 상세본이기 때문”이라며 반드시 무량수경을 독송할 것을 당부했다.

도암스님은 통도사 월파스님을 은사로 출가, 동국대 철학과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통도사 승가대학, 봉선사 능엄학림에서 수학했다. 월운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았으며 철우스님, 혜남스님으로부터 전계 받고 백양사 송광사 승가대학 학장을 역임했으며 행자교육원과 비구계 산림 교수사 갈마사 등을 역임했다.

[불교신문3215호/2016년7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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