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철학에서 본
근현대 한국불교사상가
해방 이후 한국불교는 ‘혼란 속에서 급속한 발달’을 이뤘다.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면서 한국불교의 명맥을 다시 살리는 일과 쇠락한 사찰을 일궈야 하는 어려움이 과제였다. 이 시기 큰스님들의 출연은 어쩌면 ‘인연 지어진 일’인지 모른다. 김선근 동국대 명예교수는 근현대 한국불교사를 이끈 스님으로 동산스님과 청담·석주·성철·광덕스님을 꼽았다.
금정산문의 종장으로 계율 수호자로, 정화운동을 이끈 동산스님은 용성스님의 법맥을 이었다. 용성스님은 3·1운동 민족대표로 일제시대 한국불교를 지켜낸 스승. 동산스님은 그 정신을 이어 “전통불교를 수호하고 식민지불교의 극복을 통한 종풍을 세워야 한다는 행원”을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덕숭산 정혜사에서 만공스님의 지도로 참선에 정진한 결과 깨달음을 얻은 청담스님도 근현대 불교사에 빼 놓을 수 없는 분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해야 할 일인 일생일대사로 부처님의 정법심인을 체득해 일체 중생을 제도하자”는 서원으로 출가한 청담스님은 “불조의 혜명을 잇고, 간화선을 통해 지계와 참회, 인욕을 실천해야 한다며 입적할 때까지 도제양성, 역경사업, 전법포교 사업에 진력한 보살”이었다.
또 한국불교 수행의 전통을 세운 성철스님과 도심포교의 전형을 일군 광덕스님의 행장과 깨달음은 지금의 한국불교를 만든 근본이라는 것이 김선근 교수의 논지다.
동국대 인도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오랫동안 인도철학에 천착해 온 김 교수는 그동안의 논문을 엮어 <근현대 한국불교사상가>를 편찬하면서 고대 인도의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그 사상이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웠는가를 이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근현대 큰스님의 행장을 중심으로 한국불교 성장의 동력이 무엇인지를 찾고자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불교가 유입된 이후 우리의 사상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민족의 정신적 지주로서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불교는 ‘다(多)’ 이론을 ‘일(一)’로 만들면서도 그 ‘다(多)’의 면목을 살리려 했던 원효의 화쟁, 의천의 선교원융합일, 그리고 지눌의 돈오점수로 이어지면서 민족의 굳건한 사상적 기틀을 이뤘다”고 강조한다. 그 정신을 현대에 동산·청담·성철·광덕스님 등이 이었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 또 선묵혜자스님의 108산사순례기도회를 소개했다. 새로운 신행운동이면서 불교적 실천력을 담은 것이 순례기도회라는 것이다. 한발 나가 대승불교 사상을 현대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효 사상의 실천방안을 마련할 것과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장단점을 정리해 현대에 맞는 수행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논문도 함께 수록했다.
김선근 명예교수는 1946년 경북 김천에서 출생, 동국대 인도철학과에서 학사와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인도 바라나시 힌두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동국대 철학과와 인도철학과 학과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불교학회 명예회장, 동국대학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불교신문3215호/2016년7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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