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가 낮은 젊은 불교예술인들은 전시회를 열어 대중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전통불교가 아닌 현대불교미술 작가들의 경우에는 갤러리 대관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최근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진행한 신진작가 공모전에 선정된 현대불교미술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불교신자거나 불교를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그동안 겪어왔던 고충을 서슴없이 털어놨다.

“현대불교미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려움이 많다”는 한 작가는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준비할 때 갤러리들로부터 불교 관련 전시를 거부당했다”며 자신의 전세금을 털어 마련한 돈으로 개인전을 치러야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작가는 “전시과정에서 갤러리뿐 아니라 관람객과도 마찰을 빚기도 했다”면서 “특히 탱화를 그려 전시했더니 무당집이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현대불교미술을 화두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신진작가들에게 현재 불교계 안팎 미술계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현대불교미술은 아직 불교계와 미술계에 모두 낯설기 때문이다. 불교계에서 가장 권위 있다고 평가 받는 조계종 총무원 주최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의 경우에도 대부분 불상, 불화 등 전통불교 작가들의 수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이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전시회인데,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일이다. 운 좋게 대관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작품판매 등을 통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은 만큼 대관료를 포함한 모든 비용은 작가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이들에게 무료대관의 기회를 제공한 법륜사 불일미술관의 공모전은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무료대관은 물론 창작활동도 지원한다니 다행한 일이다. 불교미술은 ‘전통과 현대’란 양 날개가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앞으로 이들이 작품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불교계의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불교신문3213호/2016년6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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