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에 대한 믿음이 기본여건”  

동국대 국제선센터ㆍ종학연구소

30일까지 간화선 국제학술대회

지난 23일 동국대서 열린 간화선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한 한국과 일본 선사들이 수행담론을 나누는 모습.

 

동국대 국제선센터(선원장 수불스님)와 종학연구소(소장 종호스님)가 ‘간화선 마음을 밝히다’는 주제로 지난 23일 동국대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선사들이 나서 간화선 수행에 대한 법담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조계종 진제 종정예하,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스님, 일본 임제종 천용사 국제선당 조실 야스나가소도 스님이 간화선을 주제로 담론했다.

종정예하는 팔공총림 동화사 유나 지환스님이 대독한 ‘간화선의 수행체계’에서 “간화선 수행의 기본여건은 믿음으로 선지식에 대한 믿음, 자신에 대한 믿음, 화두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믿음이 갖춰졌다면 선지식으로부터 화두간택을 받아 실참을 해야 한다. 스님은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를 챙겨서 의심하길 바란다”며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잊어버리고 혼이 나간 사람처럼 일체 의식분별을 차단하고 화두일념에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불스님은 ‘간화선 수행의 원리와 실제’에서 안국선원 간화선 수행법의 단초를 공개했다. 스님은 “화두참구에 있어서 문제만 외우게 하지 말고 답을 찾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화두에 대한 의심이 중요하다. “가장 슬플 때 드는 생각이 ‘아이고 슬프다’ 정도나 눈물 흘리는 정도일까. 너무 슬퍼서 혼절할 수도 있다”며 “슬퍼서 눈물 흘리는 정도의 활구 의심으로는 깨닫기 어렵다. 화두참구는 아무리 길어도 한철 이내로 기한을 정해놓고 맹렬히 해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의 여러 가지 계(戒) 역시 해결해야 하는 공안”이라고 소개한 야스나가 스님은 도둑질을 하지 마라는 불투도계에 대해 설했다. 스님은 “<금강경>에 ‘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이란 말이 있다. 내 마음이다, 내 것이다 하는 순간 불투도계를 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불투도계를 어기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것을 하나의 공안으로 삼아 정진해야 한다”는 스님은 “1700개 공안을 참구하는 것은 결국 양파 껍질 벗기기와 같다. 양파 껍질을 벗기다 보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원래 무일물이라고 자각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오는 30일까지 7박8일간 이어진다. 학술회의를 마친 해외학자들은 26일부터 28일까지 인제 백담사에서 간화선 집중수행을 함께 하고 29일에는 봉암사에서 적명스님을 만나고, 30일에는 덕숭총림 수덕사를 방문해 방장 설정스님의 법문을 듣는다.

[불교신문3213호/2016년6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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