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질환 ②말초동맥질환

“걸으면 걸을수록 다리가 아프고 당긴다. 잠시 쉬면 나아지지만, 다시 걸으면 이내 다시 증상이 생긴다.”

이 증상은 매우 전형적인 말초동맥질환의 증상입니다. 그러나 많은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면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고 계십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증상은 비교적 간단한 진단과 치료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혈관질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몸에는 신체 어느 부위든 동맥과 정맥이 존재하며, 동맥은 심장으로부터 신체의 다른 부위로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한 혈액을 운반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동맥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딱딱해지고 좁아지게 되며, 이로 인해 충분한 양의 혈류를 말초 조직에 전달하기 어려워집니다. 결과적으로 혈류의 양이 적어질수록 산소와 영양분의 전달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위와 같은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걸을수록 악화되는 다리의 통증 및 당기는 증상이며,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궤양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리막보다는 오르막을 걸을 때 다리에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게 되고, 때로는 양쪽 하지에 온도 차이가 나는 증상을 호소하게 됩니다. 또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괴사로 진행될 수 있어 최악의 경우 발가락 또는 발목의 절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질환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로는 흡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들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고령의 환자, 그 중에서도 남자 환자에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단 방법으로는 혈관질환 전문의의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이 가장 중요하며, 이밖에 사지혈압을 측정하여 발목-상완 혈압비를 구하는 방법, 초음파 또는 CT 등의 방법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이 가능합니다.

치료방법으로는 혈관확장제 또는 항혈전제의 투여와 함께 대부분 혈관내 스텐트삽입술 혹은 풍선확장술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써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 같은 방법이 불가능할 경우 전신마취 또는 척추마취 하에 인조혈관 혹은 자가혈관을 이용하여 혈관 우회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술 및 시술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질환의 유발원인인 당뇨와 혈압 조절, 콜레스테롤 조절, 금연 등 생활 습관의 개선입니다. 또한 혈액순환을 호전시킬 목적으로 바늘로 발가락을 찔러 인위적으로 피를 낸다는 등의 민간요법은 상처의 감염 및 괴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혈관질환은 전신질환입니다. 따라서 말초동맥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는 심장혈관과 관련된 협심증 및 심근경색의 발생에 유의하여야 하며, 뇌혈관 혹은 경동맥과 관련된 뇌졸중의 발생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흉통 및 운동 시 호흡곤란, 혹은 어지러움증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주저없이 병원을 방문하여 심혈관 혹은 뇌혈관에 대한 정밀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불교신문3212호/2016년6월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