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에 불상 및 진신사리 기증한 경원스님 인터뷰

대전 광제사 주지 경원스님. 사진 왼쪽은 탄자니아에 이운될 비로자나불.

“신라에 처음 불교를 전한 아도화상처럼 세 분의 부처님과 부처님의 법신이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여법하게 모셔져 전법의 길을 열어주길 바랍니다.”

전시회를 하루 앞둔 오늘(6월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 전시장에서 만난 대전 광제사 주지 경원스님은 “부처님께서 아프리카에 가신다고 생각하면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경원스님은 이날 비로자나불과 석가모니불, 석가모니탄생불 등 세 부처님을 비롯해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한 아도화상이 백련사지에 모셨던 진신사리 3과를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에 기증했다. 오는 9월 개교하는 탄자니아 보리가람농업기술고에 이운될 세 부처님은 경원스님이 대전시무형문화재 제6호 불상조각장 이수자 이재윤 작가에게 의뢰해 조성했으며 진신사리 3과는 단양 방곡사 회주 묘허스님으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다.

경원스님은 “불교가 나라와 나라 사이에 전해진 과정을 보면 불상과 경전, 사리 그리고 스님이 직접 그 나라에 가 전법을 함으로써 불법을 꽃피운 것을 알 수 있다”며 “종단이 짓고 있는 탄자니아 학교가 불상과 진신사리를 여법하게 모셔 아프리카와 부처님의 인연을 심어주는 근본도량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원스님이 탄자니아 학교에 불상과 진신사리를 기증하자고 마음먹은 때는 지난해 10월. 스님은 <화엄경> 1000일 사경 기도회향을 기념하는 고승유묵특별전 ‘유심전’에서 옻칠한 부처님을 뵈었고, 그 때마다 머릿속에 검은 피부의 아이들에 대한 생각이 스쳤다고 했다. 스님은 아름다운동행 사무총장 자공스님에게 탄자니아 학교 아이들에게 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그날로 불상과 진신사리를 모실 준비를 했다. 이운될 불상에 들어갈 복장물도 스님이 직접 품을 팔아 준비했다.

스님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무려 3년 가까운 세월 동안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 전국 사찰에서 스님과 신도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불사를 위해 애쓴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동안 불사에 힘을 보탠 분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부처님 법을 전하고 찬탄하는 일에 기쁜 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스님은 “광명을 두루 비추는 비로자나불과 실존했던 석가모니불, 어린 학생을 닮은 탄생불 등이 교내에 모셔져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학생들이 부처님을 직접 뵙고 관불의식이라도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아프리카에 가지 못하는 불자들은 부처님께서 탄자니아에 가시기 전에 전시회를 통해 부처님을 친견하고 또 이고득락하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스님은 불자들에게 동참을 권유하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경원스님은 “부처님께서 여태껏 가보지 못했던 검은 대륙에 가셔서 전법을 전하신다고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다”며 “부처님이 모셔지는 탄자니아 학교 건립이 원만 회향되고 또 앞으로도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분들이 불사에 기꺼이 동참해주시길 간곡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회는 오는 6월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되며, 학교 건립 과정을 담은 사진 41점도 함께 전시된다. 아름다운동행은 오는 14일 오후2시 전시회 장소에서 부처님점안식을 봉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