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택 교수, 달라이라마방한추진회 국제포럼서 강조

“달라이라마가 한국에 온다고 해서 우리가 가진 다양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해 줄 순 없습니다. 달라이라마는 구원자도 아니고 만병통치약을 가진 사람도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조금 더 주체적인 생각을 가져야합니다. 자비와 관용을 중시하는 그의 사상, 세계인에게 희망을 주는 그의 일에 기꺼이 공감하고 동참하려는 개혁적인 의식을 갖는 것이 우리가 준비해야할 일 입니다.”

조성택 고려대 교수가 오늘(6월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한국불교와 달라이라마 국제포럼’서 달라이라마를 맞이하기 앞서 주체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달라이라마추진회가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 ‘달라이라마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제한 조 교수는 손님을 맞이하기 전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처럼 달라이라마 방한 이전에 우리 스스로 그가 제안하고자하는 문제의식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지금처럼 다양화된 시대에서는 종교가 모든 문제에 답을 줄 수 없다”며 “달라이라마는 종교에 갇힌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자비와 관용의 실천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종교의 본래 역할, 세상이 종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가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불교의 핵심이자 달라이라마가 강조한 현실적 도덕"이라며 “불국토가 아니라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것이 달라이라마의 역할인 것처럼 우리 또한 그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종교중심주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불교, 종교를 떠나 현시대에 맞는 삶의 방식과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라는 것이다. 조 교수는 “불교, 전통이라는 이름아래 세상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당면한 문제를 무시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달라이라마가 방한하면 그가 보고 싶어하는 것들, 즉 가난한 사람, 고통받는 사람, 이웃종교의 다양한 모습 등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의 자비 실천, 연대 등의 활동에 우리도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달라이라마방한추진회가 6월2일 ''한국불교와 달라이라마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달라이라마의 통역을 10여년 동안 맡았던 제프리 홉킨스 미국 버지니아 대학 명예교수가가까이서 지켜봤던 달라이라마의 모습을 설명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달라이라마와 함께 한 나의 작업’을 주제로 기조발언한 제프리 홉킨스는 1972년 달라이라마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그는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할 때 하나의 교학, 종파 등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하고 고찰했다"며 "달라이라마는 자비를 가장 강조했으며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품으로써 자기 스스로를 도울 수 있다고 했다"고 회고했다. 제프리 홉킨스는 한국 정부가 달라이라마의 비자발급은 15년째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세계인들이 존경하는 종교지도자를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한국 정부가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수용한다면 약간의 소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무서워할만한 대단한 일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제프리 홉킨스 기조발언에 이어 허우성 경희대 교수가 ‘자비의 초월성’, 이향순 미국 조지아대 교수가 ‘달라이라마와 여성 불교’,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가 ‘세계 윤리의 정립을 위한 달라이라마의 역할’,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이 ‘한국사회에서 종교 역할과 달라이라마 방한의 의미’를 주제로 각각 발제 및 토론했다.

한편 달라이라마방한추진회는 오는 7월2일 오후2시 서울 봉은사에서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방한 추진 활동에 들어간다. 추진회 상임공동대표 금강스님은 "오늘의 논의를 토대로 달라이라마의 가르침이 한국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팔만대장경을 참배하고 싶다', '한국에 가서 김치를 먹고 싶다'며한국 방문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한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성사키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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