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효율만 추구한다면

소비자를 잃게 되고

나의 이익만을 추구하다보면

사람을 잃게 될 것이다

개인화와 사적인 이익추구가

심해지고 있는

현대사회일수록 함께 함을

중시하는 동사섭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신문의 경제면을 보면 ‘효율’이란 단어가 자주 나온다. 효율이 좋다는 것은 들인 노력에 비해 결과가 더 좋게 나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럼 경제에서 이야기하는 효율은, 적은 인력으로 얼마나 더 이익을 만들어 내는가로 해석된다. 효율성을 이야기하는 기업일수록 인원감축을 위해 노력한다.

미국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대표는 효율적인 기업 운영을 위해 ‘키바’라는 로봇 시스템을 이용해 2년 동안 9억달러의 인건비를 절약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또 미국의 비영리기관 이노 운송센터는 “현재 차량의 50%를 무인차로 전환할 경우, 연간 257조의 사회적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인건비를 사회적 비용이라는 단어로 쓰고 있다. 사람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불필요한 사회적비용이라는 것이다. 대만의 폭스콘이라는 회사는 중국에서 12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100만대의 로봇공장을 통해 사람이 필요 없는 공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익을 많이 창출한다는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있다. 실직자가 늘어나면 구매력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인건비 절약만 생각하느라, 소비자가 줄어드는 것은 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기업가들이 자꾸 생겨나고 있다.

안 그래도 현대사회는 인력감축이 저절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 “인공지능·로봇기술·생명과학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닥쳐 상당수 기존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전 세계 7세 어린이의 65%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에서 일하게 될 전망이며, 5년 내 선진국에서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지구촌 일자리의 65%(19억 명)를 차지하는 주요 15개국의 350개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인사 담당 임원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반사무직을 중심으로 제조·예술·미디어 분야 등에서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컴퓨터·수학·건축 관련 일자리는 200만 개가 창출될 것으로 봤다. 결과적으로 50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진다.

대안을 이야기하는 기업가도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씨가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 기본소득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씨는 “미국 초기 벤처 인큐베이터인 ‘Y 컴비네이터(Y combinator)’가 자동화에 따라 줄어드는 일자리를 비롯한 미래 경제체제에 대비하기 위한 기본소득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나도 기본소득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씨는 “세상은 생각보다 빨리 변해가고 있으며, 자본주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도입해야 할 정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작은 가게에 직원이 더 많은 경우가 있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일없는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나눠서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건물을 해체할 때 기계사용을 최소화하고 사람의 힘으로 하도록 권하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얼마 전 다녀온 케냐에서 한국인 최영철 회장은 가발전문 사나기업을 창업해 5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었는데, 처우가 좋아 공장앞에 취업을 기다리는 2000여 명이 매일 줄을 서자 한꺼번에 고용한 사례는 현지에서도 유명하다. 이것은 모두 함께하는 가치를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불교에서는 4섭법(보시, 애어, 이행, 동사)이 있다. 4섭법 중 하나인 동사섭(同事攝)은 함께 일을 하라는 뜻이니 일반 중생과 함께 고락을 같이 한다는 의미이다.

경영에서 효율만을 추구하다보면, 소비자를 잃게 되고, 나의 이익만을 추구하다보면 사람을 잃게 될 것이다. 개인화와 사적인 이익추구가 심해지고 있는 현대사회일수록 함께 함을 중시하는 동사섭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불교신문3205호/2016년6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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