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스바스티의 눈으로 본

석가모니 부처님의 인간적인

가장 인간적인 삶의 가르침

 

틱낫한스님이 전하는 법문

“세상의 소음을 끄고

마음을 침묵으로 보라”  

붓다처럼

틱낫한스님 지음 서계인 옮김/ 시공사

침묵

틱낫한스님 지음 류재춘 옮김/ 프런티어

우리는 무엇을 그토록 두려워하는 걸까요? 우리 내면에는 빈 공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빈 공간을 불편하게 느끼고 뭔가로 자꾸 채우려고 합니다. 이를테면 요즘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기기들이 많습니다. 이로인해 우리는 늘 연결되어 있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외롭다고 느낍니다. 하루에도 몇 번 씩 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왜 공허하거나 슬프거나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외부의 자극이 많으면 주의는 쉽게 분산됩니다. 내면이 고요할 때 우리는 자신의 느낌을 선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틱낫한스님에 대해 ‘살아있는 부처’라고 한다. 하지만 스님은 “진정한 스승은 석가모니 부처님”이라고 말한다. 마음법문으로 유명한 틱낫한스님이 소설을 펴냈다. 미움과 집착을 버리고 깨달음에 이른 부처님의 일대기를 그린 구도소설 <붓다처럼>은 스바스티라는 이름의 불가촉천민 목동소년과 젊은 수행자 싯다르타와 만난다. 후에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누구에게나 같은 모습으로 대하고 설법하는 모습을 본 스바스티는 성인이 되던 해 출가해 부처님을 옆에서 모신다.

“스바스티는 물소 치는 소년들이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것을 보며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가 이 아이들에게 평정, 평화 그리고 기쁨을 안겨주는 붓다의 일을 계속 이어가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세계적 스승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틱낫한 스님은 1926년 베트남 행정관료 집안에서 태어나 16살에 출가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불교평화대표단을 창설해 전 세계를 돌며 반전평화 운동을 이끌었다. 그러나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면서 베트남 정부가 귀국을 금지, 1973년 프랑스로 망명해 보르도 지방에 명상공동체 ‘플럼빌리지’를 건립하고 유럽에 수행을 전하고 있다.

틱낫한스님은 소설에서 내세운 가상 인물 스바스티의 눈을 통해 위대한 스승의 생을 들여다 본다. 어쩌면 그 스바스티는 부처님을 곁에서 직접 모시지 못한 틱낫한스님이, 자신의 아쉬움을 대체하기 위해 가공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스님은 스바스티의 눈을 통해 온갖 어려움에 부딪히면서도 흔들림없이 평화와 자비를 실천하고 가르쳤던 인간 붓다의 삶을 전달하고 있다.

“유쾌하거나 불쾌한 생각이 일어날 때, 그것들이 네 마음에 달라붙거나 너를 노예로 만들지 않도록 해라. 그리고 물로부터 배워라. 사람들이 그 속에서 더러운 것을 씻어내도 물은 슬퍼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또한 불로부터 배워라. 불은 차별없이 모든 것을 태운다.” 붓다의 가르침을 스바스티는 다른 사람들에게 전한다.

에세이집 <침묵>은 “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을 살아가는 침묵의 지혜”를 담은 책이자 틱낫한스님이 전하는 법문이다.

스님은 매일 적은 시간으로 수행을 해야 한다고 권한다. 수행은 삶의 활기를 전해주며, 자신을 더 잘 살펴볼 수 있는 방편이다. 침묵은 우리에게 고요한 에너지를 불어놓으며, 자신을 더 깊게 들여다보게 만든다. 세상과 대화하려고 마음 졸이는 현대인들에게 ‘침묵’의 미학을 전한다.

“우리 내면에는 습관의 힘이 많다. 습관의 힘은 수천 번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만드는 무의식적 에너지를 말한다. 습관의 힘으로 우리는 무언가에 쫓기듯 늘 바쁘고,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에 빠져 지내며, 자신의 고통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

어떻게 이런 습관을 극복할 것인가. 수행이다. “날마다 일정한 시간을 내 혼자 있어보는 것”이다. 스님은 “수행을 통해 시장 한가운데 앉아 있더라도 사람에게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 수행을 통해 습관을 벗어나려는 것이다”고 강조하며 “매일 5분간 깨어있는 마음으로 조용히 걸어보라. 만약 조금이라도 생각이 일어난다면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서 생각이 사라질 때까지 의식적으로 호흡하라”고 권한다.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분돼 있다. 틱낫한스님은 세상이 소음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생각의 라디오를 끄는 것에서 수행을 출발하라고 말한다. 이어 조금씩 내면의 소음을 줄어보라, 고요한 마음으로 내 마음속 아이에게 귀를 기울여 보라. 이 훈련에 이어 매 순간 나를 위해 사는 훈련을 하다보면 자아의 섬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틱낫한스님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을 조금씩 조금씩 수행의 길로 안내한다.

부처님의 위대한 삶을 전하고, 그 가르침을 바탕으로 수행을 전하는 틱낫한스님의 책, <붓다처럼>과 <침묵>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전해주는 가르침이다.

[불교신문3205호/2016년6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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