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사과 및 향후 대책 여부 관심 모아져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정안스님을 만나고 돌아가는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신재호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진행하는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특별전 관련 지난 23일 식전행사로 일본 주구지(中宮寺) 측 불교의식을 허용한 반면 우리나라는 불허해 불교계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오늘(5월26일)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사과했다.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문화부장 집무실을 찾은 이영훈 관장과 김규동 전시과장 등은 문화부장 정안스님, 사서실장 심경스님, 재무부장 유승스님, 문화국장 용주스님과 30분가량 비공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관장은 “외국 불교계 교류 행사가 처음이라 미흡한 부분이 많았으며, 이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님들은 “한일교류50년 기념 전시에 의례에 있어 차별을 두고 국가가 관리 체계 등을 이유로 불자와 국민들을 실망시킨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와 관련해 박물관의 공개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또 “박물관, 국가, 불교계가 같이 빛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못해 아쉬우며, 이를 계기로 문화재 관련 공무원들의 불교문화재에 대한 전면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자리는 지난 23일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특별전 식전행사였다. 우리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 국보 주구지 목조반가사유상이 나란히 전시돼 한국과 일본의 관심을 끈 전시기도 했다. 문제는 개막식에 앞서 기획전시실에서 일본 스님들이 주구지 반가사유상을 두고 헌다의식을 봉행한 것과 달리, 한국 스님들의 의식은 국립중앙박물관 측이 불허한 것이다. 실제 이날 식전행사에서 일본 스님들이 50여 분간 의식을 봉행하는 동안, 취재기자와 관람객들이 한국의 국보인 반가사유상을 등지고 서서 의식을 관람하는 촌극이 연출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총무원을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하긴 했으나, 공개사과나 차후 대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아 형식적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오는 6월12일 전시종료 이후 6월21일부터 7월10일까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라, 종단도 국립중앙박물관의 이후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사과방문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3층 문화부장 집무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일본불교의식 중 우리나라 국보 제78호 반가사유상을 등진체 서 있는 사람들. 사진제공=본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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