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53기도도량 순례- 중국 오대산 성지순례 현장

  자장율사 정진했던 중대 연교사 등

  10여 사찰 찾아서 일념으로 정진수행

  계단 설치된 총림사찰 벽산사에서는

  한국서 이운해 온 ‘평화의 불’ 분등하며

  양국 우호증진과 세계평화 기원

5월23일 눈보라가 몰아친 오대산 중대인 연교사 문수전에서 순례단이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고 있다


문수보살 상주도량인 중국 오대산에 한국불자들이 평화의 불을 밝히며 선재동자의 구법행을 실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선묵 혜자스님과 함께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회주 선묵혜자스님)는 지난 5월22부터 26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산서성(山西省) 오대산 일원에서 ‘53기도도량 순례’ 불자들 12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구법순례를 진행했다.

 이번 순례는 지난해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9년간의 108산사 순례를 회향한 후 올해부터 시작한 53기도도량 순례의 특별행사로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을 친견한 후 지혜의 가르침을 얻어 53선지식을 찾아가는 구법행을 실천한 가르침을 53기도도량 순례 불자들도 실행하기 위함이다.. 순례단은 22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북경을 거쳐 산시성(山西省) 오대현에 위치한 오대산에 입성해 하룻밤을 보냈다. 

23일 벽산사에서 거행된 ‘평화의 불’ 분등 모습.

 이어 23일에는 첫날 일정으로 벽산사에서 ‘평화의 불 분등식’을 거행했다. 평화의 불은 선묵 혜자스님이 부처님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동산에서 채화해 대한민국에 모셔온 것으로 108산사순례기도회 순례동안 전국 사찰에 분등을 하며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한 의미있는 불이다. 이번 오대산 벽산사 분등은 중국 사찰에서는 4번째 사찰에서 밝히는 평화의 불이다. 벽산사는 중국 명나라 때 창건된 사찰로 오대산에서 스님들이 계를 받는 계단이 설치돼 있는 유서깊은 선찰(禪刹)현재도 오대산 유일의 총림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마련한 6법공양 진행에 이어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혜자스님 일행은 한국에서 이운해 온 평화의 불을 벽산사 대웅전에 모셨다. 한국과 중국어로 반야심경을 봉송한 대중들은 합장으로 평화의 불을 맞이했다.
평화의 불 점등으로 중국 오대산에 평화의 불을 밝히자 사부대중은 환희의 합장으로 평화의 불이 영원히 어두운 사바세계를 밝게 비추기를 기원했다. 중국측을 대표한 벽산사 감원 이산(義山)스님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문수도량 오대산 벽산사를 찾아 준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혜자스님을 비롯한 불자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국측을 대표해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스님은 “오늘 108산사순례기도회의 중국 문수보살 상주처인 오대산 성지순례를 봉행함에 있어 평화의 불 분등에 마음을 함께 한 벽산사 방장스님을 비롯한 대중스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평화의 불은 부처님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채화해 한국에 이운한 뒤 108산사 순례길에 많은 분등을 했고, 오늘 성스러운 성지인 오대산 문수보살 상주처에 분등하게 되었다”며 “평화의 불은 한국과 중국 양국과 세계평화를 밝히는 발화점이 될 것이며 문수보살 상주처인 중국 오대산에 함께 하신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도 지혜의 가피를 입으시길 축원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에서 동참한 53기도도량 순례 불자들은 벽산사에 백제 금동향로와 오대산의 추운 겨울철에 스님들이 용맹정진할 수 있도록 100여벌의 내의를 전달했다.

 평화의 불 분등식에 이어 한국과 중국측 동참대중들은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인 선묵스님의 안심법문을 경청하며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을 친견한 뒤 구법행을 떠나 깨달음을 위해 정진하겠다는 서원을 다졌다. 

23일 오대산 중대 연교사 대웅보전을 참배하고 나오는 모습.

벽산사 일정을 마친 순례단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자장율사가 중국 오대산 현통사에 머물며 문수보살을 친견했다고전하는 해발 2936m에 위치한 중대의 연교사로 향했다. 1시간30여분만에 도착한 중대에는 때아닌 폭설이 내려 백설의 세계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러한 악조건을 뚫고 순례단은 문수전과 대웅보전을 참배하며 선재동자의 원력을 실천하기 위해 치열하게 정진했다. 선재동자의 구도행을 몸소 실천한 불자들은 중대를 하산해  티베트불교 조실사찰인 보살정과 오대산 최대의 문수보살이 모셔진 수상사를 참배한 뒤 사찰식으로 점심공양을 했다. 이어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문수보살 머리카락 사리가 모셔진 탑원사와 자장율사가 2년동안 머무르며 수행했다고 전하는 오대산 최대의 사찰인 현통사를 참배한 뒤 저녁예불을 거행하며 2일 일정을 회향했다.

24일 조각이 아름다운 사찰 용천사를 참배하고 내려온 53기도도량 오대산 해외성지 순례단.

 순례 3일째인 24일에는 오대산 사찰 가운데 조각이 가장 아름다운 문화재사찰인 용천사를 참배를 첫 일정으로 진행했다. 또한 명나라 때 세워진 사찰로 53계단 및 1080계단이 있는 대라정을 참배했다. 대라정에서는 오대산 중심부에 해당하는 다섯 봉우리인 동대, 서대, 남대, 북대, 중대 등 다섯 봉우리에 상주한다고 전해지는 다섯 문수보살을 조성해 모시고 있는 오방문수전을 참배하며 지극정성의 기도를 올렸다. 대라정 참배 후 순례단은 53계단을 밟아 내려오며 53기도도량 순례의 원만회향을 기원했고, 1080계단을 내려오면서 오소리, 참새 등 다양한 동물을 방생하기도 했다.

24일 대라정 1080계단을 내려오며 참새를 방생하고 있다.

 오대산 순례를 마친 순례단을 오대산 동대를 넘어 항산 현공사를 참배했다. 현공사는 전각 40여동이 절벽에 매달린 사찰로 당나라 시인 이백이 이곳에서 경관을 보고 시를 쓰려다가 쓰지 못하고 ‘장관(壯觀)’이라는 글귀를 남긴 뒤 ‘장(莊)자’ 옆에 점하나를 찍은 일화가 유명하다.
현공사에서 순례단은 석가모니부처님과 관세음보살을 위시해 공자상과 노자상이 모셔전 삼교전을 참배하며 일심기도를 이어갔다. 특히 현공사 참배를 하기 위해 사찰 입구에 순례단이 도착했을 때는 하늘에서 일심광명 무지개가 두번이나 떠서 동참대중들의 환희심을 불러 일으켰다.

대동으로 이동한 순례단는 25일 4일째 일정으로 운강석굴을 참배했다. 참배에 앞서 동참 대중들은 운강석굴 홍보를 위해 5년전에 건립된 사찰 영암사에서 탑돌이와 참선수행을 하며 신심을 다졌다. 이어 순례단은 감실에 조성돼 있는 다양한 불보살을 친견보며 부처님을 향해 간절히 기원했던 선지식들의 정진력을 몸소 느끼며 신심을 증장했다.

부부가 함께 이번 순례에 동참한 구자해(58) 김진희(57)씨는 “이번 오대산 순례는 평생 기억에남을 잊지못할 성지순례였다”며 “오대산 성지순례를 통해 5년여동안 진행되는 53기도도량 순례에 더욱 정진할 마음을 낼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항산 현공사 대웅전을 참배하고 있는 순례단.

북경으로 이동해 회향식을 겸한 저녁공양 자리에서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스님은 “이번 중국 오대산 성지순례에서 3일동안 심광명 무지개가 떠서 불보살님의 가피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문수보살 상주처 순례를 통해 더욱 정진력을 얻어 53기도도량 순례를 원만해 깨달음과 성불의 길을 성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운강석굴 참배에 앞서 염암사에서 참선을 하고 있는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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