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극복하고 취업성공한 박동진 씨

성북장애인복지관 직업훈련 인연

제과제빵·바리스타 교육 이수

“앞으로 계속 빵 만들며 살고파”

서울 성북장애인복지관 직업적응훈련을 통해 고려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고대빵’에 취업한 박동진 씨가 크로크무슈를 만드는 모습. 복지관 교육 이수 후 취업에 성공한 박 씨는 제과제빵사 자격증 취득이라는 목표를 향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남달리 빵을 좋아했던 소년의 꿈은 제과제빵사였다. 또래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발달장애를 겪고 있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주변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더디지만 묵묵히 꿈을 키우며 미래를 준비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년이 지나 청년이 된 소년은 학창시절부터 꿈꿔오던 제과제빵 분야에 당당히 취업했다. 그리고 자격증 취득이라는 새로운 꿈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고려대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고대빵에 취업한 박동진(25)씨 이야기다.

지적장애 1급인 박 씨는 학창시절부터 제과제빵사의 꿈을 키워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복지법인 승가원 산하 성북장애인복지관을 다니며 본격적인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성북장애인복지관은 바리스타, 제과제빵, 정보화교육 등 직업적응훈련반과 고용준비반을 운영하며 장애인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40여 명의 취업자를 배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동진 씨는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직업적응훈련반을 통해 제과제빵 교육과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하고 체계적으로 취업을 준비해왔다. 교육을 이수한 후에는 성북장애인복지관 1층에 위치한 카페 ‘달고나 카페’에서 근무하며 취업의 꿈을 키워왔다. 복지관 카페는 훌륭한 취업훈련의 장이었다. 박 씨는 카페에서 직접 커피를 추출하고 카페 업무를 실습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그리고 고대빵 3호점이 새롭게 문을 열며 취업에 성공하게 됐다. 특히 박동진 씨의 경우 복지관 직업훈련과 관련 있는 분야에 취업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학창시절부터 빵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았는데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박동진 씨는 “이곳에서 직접 빵을 만들고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배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고대빵 1호점에서 박동진 씨가 맡은 업무는 제과제빵 보조다. 햄과 치즈가 들어간 프랑스식 샌드위치인 크로크무슈와 마늘빵을 만드는 일이 주된 업무다. 오전9시부터 오후1시까지 빵을 만드는 4시간이 박 씨에게는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순간이다. 고대빵을 통해 판매되는 빵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박동진 씨와 함께 근무하는 고대빵 1호점 김병철 팀장은 동진 씨를 “굉장히 성실한 친구”라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생각보다 꼼꼼하고 책임감도 뛰어나다. 재료 배합 비율을 외워서 하는 등 한 번 배운 것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앞으로 동진 씨가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는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곁에서 동진 씨를 지켜 본 성북장애인복지관장 선재스님도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취업을 하고 있던 발달장애인분들도 퇴사를 하거나 이직을 하는 일들이 많이 생기는데 이렇게 지역사회 안에서 좋은 기회가 생겨 취업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취업을 위해 그동안 준비하고 노력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되며 이를 계기로 제2, 제3의 동진 씨가 배출되기를 기원한다. 앞으로도 복지관에서 현장에 맞는 직업훈련 서비스를 제공해 발달장애인들이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업에 성공한 박동진 씨의 다음 목표는 제과제빵사 자격증 취득이다. 박 씨는 틈틈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직접 만든 빵을 맛보고 칭찬해 주는 분들이 있어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빵을 만들고 싶다”는 박동진 씨는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장애인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할 수 있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불교신문3204호/2016년5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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