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공생회의 아동후원 기조’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온 나라가 함께 맞이했습니다. 올해의 봉축표어처럼 ‘자비로운 마음,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불자들과 시민들의 자비로운 마음을 모아 빈곤국가 이웃들의 고통을 줄이고, 즐거움을 더하는 불교계 국제개발협력NGO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불교계 대표 국제개발협력NGO인 지구촌공생회는 주민들의 자립의지를 바탕으로 빈곤국가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육바라밀 중 보시바라밀을 행할 때도 지혜바라밀을 통해 도움 받는 이들도 함께 깨닫게 해야 한다”는 이사장 월주스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교육과 식수 지원, 지역개발, 긴급구호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자립의지와 사후관리,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후원사업은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웃 종교를 비롯한 많은 NGO들이 아동후원을 통해 단체를 성장시켜 왔고, 후원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선교활동의 도구로 사용하거나 아동후원을 상품화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빈곤국가 아동을 후원하면서 행복해 하지만, 실제로 아동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합니다.

지구촌공생회 아동후원은 첫째 아동의 초등교육 이수와 교육기회의 보장, 둘째 아동 또는 가족구성원의 적절한 근로활동, 셋째 가족기능의 정상화를 기반으로 한 아동후원, 넷째 후원 아동 또는 가족의 사회적 기여라는 네 가지 기본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물론 전쟁이나 재해로 인한 경우는 예외지만 아동후원이 아동의 자립의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캄보디아의 쑴(15, 가명)은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아버지의 질병으로 4년이나 유급됐습니다. 늦은 학업마저 중단될 뻔한 쑴은 자신이 사는 뽄리어르 마을의 5개 우물을 청소하고 점검하며 아동후원금을 받습니다. 이제는 학비는 물론 진학을 위해 저축도 하고 있습니다. 선천적인 기형에도 맞지 않은 의족을 하고 있는 라오스의 랙(가명)은 항상 외톨이로 지내 왔습니다. 지금은 누구보다도 당당한 학생입니다. 랙은 학교 도서관에서 일하며 아동후원금을 받습니다. 후원금을 통해 병원에도 정기적으로 다니고, 학비도 충당하고 있습니다.

케냐의 메텐테이(가명)는 2살 때 부모님이 사망했습니다. 조부모는 그녀를 일찍 결혼시켜 생활비를 마련하려 했습니다. 만해학교로 도망친 메텐테이는 학교농장에서 일하며 등록금을 내고 조부모님께 생활비도 보냅니다. 조부모와의 불화와 원망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습니다. 가난 때문에 화석죽 사원학교에 다니는 미얀마의 아웅(가명)은 그마저도 5년이나 유급이 되었습니다. 책임감 강한 아웅은 학교에서 물비누를 만들며 받은 후원금을 생활비로 보내고 있습니다. 아웅이 만든 물비누를 판매하여 가난한 사원학교도 운영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동후원은 분명 자비로운 일이지만 아동의 자아실현에도 기여해야 합니다. 부처님 말씀처럼 모든 생명은 부처의 본성을 가지고 있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존재입니다. 많은 제약으로 인해 미혹한 중생들에게 깨달음과 자립의 기회를 주는 것이 아동후원인 것입니다. 자비로운 우리 불자, 많은 분들이 아동후원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부처님의 지혜를 담은 올바른 후원이 이어지길 기원하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풍요로운 지구촌이 되기를 서원합니다.

[불교신문3203호/2016년5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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