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현 자수장 ‘심선신침’전

최유현 작 ‘지장보살도’.

형형색색 전통자수와 불화가 만나 새로운 불교예술을 창조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려 주목된다.

전통자수의 대가인 중요무형문화재 제80호 최유현 자수장은 오는 22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자수전 ‘심선신침(心線神針)’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예천 용문사 소장 ‘연화장세계도’를 모본으로 삼은 작품을 비롯해 부처님의 일생을 여덟 가지로 나눈 ‘팔상도’,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적 개념을 상징한 직지사 ‘삼세불도’, ‘지장보살도’, ‘팔금강도’, ‘십이지신장도’ 등 불화를 수놓은 불화자수와 전통자수 등 100여 점을 선보인다.

15세 나이에 권수산 선생으로부터 사사 받아 본격적인 자수인의 길로 접어든 최 자수장은 1960년대 초 자수연구소를 개설해 국내에서 20여 차례 전시회를 열며 작품 활동과 후학양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1996년 12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그는 40대부터 불화자수로 영역을 넓혀갔다. 전국의 유명 사찰을 찾아다니며 불화를 공부한 뒤 밑그림을 그리고 빨강 등 다양한 색상으로 불교작품을 완성해 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삼세불도’은 워낙 규모가 큰 대작이어서 완성하는데 꼬박 12년이 걸렸다.

또 ‘십이지신장도’는 기존의 전통자수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이 작품의 효과적 표현을 위해 새로 고안한 기법이 작품에 다수 드러나 눈여겨 볼만하다. 최 자수장은 “10~20대 규방 전통문화에 바탕을 둔 수들을 놓으며 30대부터 우리 민화와 옛 유물에 깃들어 있는 다양한 문양에 매료돼 40대부터 자연스럽게 불화자수를 하게 됐다”면서 “우리 전통자수와 불화자수의 다채로운 아름다움과 예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에 불교계 안팎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연화장세계도’ 등 불화자수로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문화부장관상, 문화재청장상 등을 수상하고, 팔순을 넘은 고령에도 자수문화연구소 중수원에서 자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부산대 복식문화연구소에서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불교신문3203호/2016년5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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