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최선 다하는 모습이 최고 수행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동참도

보살도 실천 확인하는 계기이며

‘원력 증장시키는 소중한 기회’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기 위하여 전국 사찰에서는 각종 장엄물과 염원을 담은 다양한 등을 만들었다.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불처럼 지혜의 등이 밝게 빛나고 모두의 마음이 밝아져서 대립과 갈등의 세계를 평화와 공존의 세상으로 바꿀 것을 염원하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또한 서울을 비롯한 전국 도시와 사찰에서 제등행렬 및 봉축문화행사를 풍성하고 공경스럽게 준비해서 봉행하고 있다.

이러한 봉축행사를 왜 해야 하는가? 봉축행사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가? 이러한 노력이 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전통의식으로 하는 삼귀의 의식문을 보면 ‘귀의불양족존(歸依佛兩足尊)’이라고 되어 있는데 ‘양족존인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때 양족은 복덕과 지혜를 의미한다. 이 땅에 오신 부처님께서는 깨달음 성취를 위한 서원을 세우신 이후 한량없는 세월에 걸쳐서 복덕과 지혜를 원만히 성취하기 위한 정진을 계속하셨기 때문에 십력(十力)과 사무소외(四無所畏) 등의 복과, 모든 법의 실상을 여실하게 아는 지혜를 구족하셨다. 우리도 부처님같이 복덕과 지혜를 구족한 깨달음을 성취하고 모든 이의 행복을 위해서 그 깨달음을 회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실에서 구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게 하는 힘이 곧 복덕이고, 견해가 바르고 어리석지 않아 세상사를 걸림 없이 통찰하는 힘을 지혜라고 한다. 아무리 지혜나 재주가 뛰어나더라도 원하는 바를 뜻대로 이루어내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이는 복덕이 부족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복덕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복덕이 구족한 사람을 의지하게 되면 그 원하는 바를 쉽게 성취할 수도 있다. 마치 벼룩이 독수리의 깃털에 몸을 의탁하게 되면 히말라야를 어렵게 않게 넘을 수 있는 것처럼 누구를 의지해서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복덕이 구족하고 지혜가 원만한 삶을 살려면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신 부처님께 귀의하고 그 분과 같이 되고자 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수없이 많은 불자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환희심으로 동참하는 이러한 인연에 함께하는 일은 공덕을 원만히 성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일찍이 연등부처님 처소에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수기를 받으실 때 연꽃을 공양 올리고 머리를 풀어 그 위를 밟고 지나시게 한 것처럼 전국에서 봉행되는 봉축행사에 그러한 마음으로 동참한다면 모두가 수기를 받고 속히 성불하는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이는 순간순간을 내가 머무르는 곳에서 최고의 정성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니 최고의 수행이라 할 수 있다.

부처님처럼 되고자 하는 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원력이다. 소소한 일에 이르기까지 원력을 세우고 실천하며 동참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 난다여인의 꺼지지 않은 등불 이야기나 수메다가 성불을 발원하고 꽃 공양을 올린 일화 등의 수 없이 많은 이야기를 통해 원력을 세우는 일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원력이 중심을 잡는 믿음은 보살도를 실천해서 마침내 성불하게 되는 최고의 수행이 되지만 원력이 빠진 실천은 구복(求福)이 되어서 원만한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동참하여 행하게 되는 모든 일들은 보살도 실천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원력을 증장시키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 사회는 극복해야 할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남과 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 경제여건의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의 불안, 저출산 및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일어나는 각종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부처님의 연기법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보시와 지계의 실천을 통해 복덕을 구족하려는 노력과 인욕·정진·선정·반야 등의 지혜로써 막힌 곳을 뚫어내고 맺힌 것을 풀어낸다면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통해서 부처님께서 세상을 보신 안목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고, 그 분의 실천력으로 세상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소해 나가고자 한다면 그 결과는 크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불교신문3202호/2016년5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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