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부처님오신날 봉축사 발표

불기2560(2016)년 부처님오신날(5월14일)을 맞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봉축사를 발표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부처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내 안에 가장 소중한 보물을 하나씩 갖고 있는 주인이므로, 신분의 귀천도 남녀 구분도 재물의 많고 적음도 없는 존귀한 존재임을 가르쳐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은 “사회를 이루는 근본인 가족공동체마저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이 자주 들리고 있다”면서 “부처님 가르침과 같이 우리 모두 지혜와 자비의 새싹을 틔워 모든 생명을 감싸는 대자비의 연꽃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부처님과 같은 지극한 자비심과 실천행을 오늘의 불자들이 이어 세상의 고뇌에 답해야 한다”면서 “절망은 희망으로, 갈등은 화합으로, 불신은 믿음으로 만들어가는 밝은 공동체를 염원한다”고 역설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봉축사는 오는 5월14일 조계사에서 전국 생중계로 진행되는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 방송을 통해 낭독될 예정이다.

다음은 부처님오신날 총무원장 자승스님 봉축사.

봉 축 사

자비로운 봄바람이 지나는 들녘마다 생명의 기운이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생명이 움트고 희망으로 가득한 오늘은 부처님께서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은 우리 모두가 생명의 주인이며, 희망이라는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온 중생이 주인공이라는 환희심에 가득 차 있습니다.

존경하는 불자 여러분, 국민 여러분!
부처님은 오로지 중생의 행복을 위해 오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내 안에 가장 소중한 보물을 하나씩 갖고 있는 주인이므로, 신분의 귀천도 남녀의 구분도 재물의 많고 적음도 없는 평등하고 존귀한 존재임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삶이 진정한 진리임을 밝히셨습니다.

아직 우리는 중생이기에 그 자리를 이기심으로 채우기도 합니다. 중생심에서 비롯된 욕심과 분노, 어리석음으로 인해 나와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안타까운 일들도 많습니다. 사회를 이루는 근본인 가족공동체마저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이 자주 들리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이 우리 모두가 지혜와 자비의 새싹을 틔워 모든 생명을 감싸는 대자비의 연꽃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불기 2560년은 ‘자비로운 마음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다짐으로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문명의 이기(利器)가 가져다 준 육신의 편안함과 물질의 과도한 소비를 풍요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자연이 베푸는 천혜의 환경을 파괴하면서 풀 한 포기 자라기 어렵게 만드는 것을 발전이라고 여겨왔습니다.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利己)적인 마음으로 이웃을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이제 이러한 허상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나와 다른 존재가 결코 둘이 아니라는 대자비심을 가져야 합니다. 자비의 마음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이기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마음으로 받아들여 공감하고 소통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물질의 풍요에 머물지 않고 마음의 풍요, 공동체의 풍요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의 길벗이 되어 어려움을 이겨내고 통합의 길을 걸어가기를 기원합니다.

불자 여러분! “불법은 이 세상 가운데 있는 것, 세상을 떠나 깨달음을 찾음은 마치 토끼의 뿔을 구함과 같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불법은 세상 속에서 구현돼야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진리를 깨우친 부처님께서 45년간 길 위에서 중생들과 만나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부처님과 같은 지극한 자비심과 실천행을 오늘의 불자들이 이어 세상의 고뇌에 답해야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인류와 민족의 번영, 남북의 화해와 평화 공존, 고통과 절망에 빠진 이웃과 함께 하는 동체대비의 모습으로 오신 것입니다.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는 여러분 모두가 바로 부처님입니다. 절망은 희망으로, 갈등은 화합으로, 불신은 믿음으로 만들어가는 밝은 공동체를 염원합니다. 오늘 이 복된 날을 맞아 세상 모든 가정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가득하기를 축원합니다. 함께 실천하는 도반으로 살아갑시다.

불기2560(2016)년 5월 14일 부처님오신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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