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수월관음도. 사진제공=문화재청

고려 수월관음보살도와 김천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사리장엄구가 보물로 지정예고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오늘(5월4일) 4건의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 예고하고, 국보 제233호 전(傳) 산청 석남암사지 납석사리호 지정명칭과 번호를 변경 예고했다.

고려 후기에 그려진 수월관음보살도는 <화엄경> ‘입법계품’ 중 53선지식을 찾아다니던 선재동자가 보타락가산에 주석하고 있는 관음보살을 찾아가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화면 중앙에는 관음보살이 기암바위 위에 반가좌를 하고 두 손에는 수정염주를 들고 있다. 왼쪽 하단에는 무릎을 구부리고 합장한 선재동자가 있다.

김천 갈항사탑 사리.기 사진제공=문화재청

김천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 사리장엄구는 통일신라 사리장엄구의 기준이 되는 성보이다. 일제강점기 때인 1916년 갈항사 터의 동·서 삼층석탑을 경복궁으로 이운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동탑 기단부에는 758년(경덕왕 17)에 언적법사(言寂法師)와 조문황태후(照文皇太后) 등이 발원해 건립했다는 기록이 있어, 사리장엄구도 탑을 건립할 당시에 봉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언적법사와 조문황태후는 신라 제38대 원성왕(元聖王, 재위 785~798년)의 외삼촌과 어머니로, 이 사리기가 왕실 외척세력과 관련이 있음을 말해준다.

동서탑에서는 각각 금동사리병 1기와 금동사리병을 담은 청동사리호가 1기씩 발견되었다. 바깥 항아리를 금속선으로 밀봉한 것은 이 사리장엄구가 지닌 특색이라 할 수 있다. 나팔형으로 벌어진 목과 균형 잡힌 타원형의 금동사리병은 8세기 동아시아에서 유행했던 병의 형태이다. 특히 동탑의 금동사리병은 대나무 마디 모양의 목과 꽃잎형의 굽을 달아내어 신라인의 뛰어난 미적 감각도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울 청진동 출토 백자항아리 3점과 조선왕조 법률 연구에 중요한 자료인 <대명률(大明律)>이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납석사리호. 사진제공=문화재청

한편, 국보 제233호 전 산청 석남암사지 납석사리호는 국보 제233-2호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납석사리호로 명칭과 번호를 변경할 계획이다. 이는 사리호가 봉안돼 있던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올해 1월 제233-1호로 승격 지정됨에 따라 불상과 사리호와의 관련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등 4건과 지정명칭과 번호를 변경 예고한 전 산청 석남암사지 납석사리호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 문화재위원의 회의를 거쳐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