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봉은사 경내지 회복·한전부지 개발계획 즉각 중단”

29일 한전부지 개발 인허가 중단 촉구 및 환수를 위한 삼보일배가 서울 조계사에서 서울 광장까지 진행됐다.
서울 봉은사 옛 땅인 한전부지 개발 인허가 중단을 촉구하고 환수를 기원하는 스님들과 불자들이 삼보일배에 나섰다. 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원회는 29일 오후2시부터 서울 조계사에서 서울 광장까지 한전부지 개발 인허가 중단 촉구 및 환수를 위한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이날 사부대중은 삼보일배를 하며 봉은사 사찰 토지 강탈의 원천무효와 토지 환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했다. 1970년 서울시와 정부에 의해 진행된 불법적인 봉은사 소유 토지 10만평의 강탈과정에 대한 오욕의 역사를 바로잡아 불교 정체성과 자존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삼보일배 참석자들은 토지 환수의 염원을 모아 2시부터 한 시간 반 동안 연신 땅을 향해 온 몸을 숙였다. 가슴에도 한전부지 환수’ ‘즉각 중단 한전부지 개발절차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정진에 임했다. 한 마음으로 석가모니불을 정근하며 북과 징소리에 맞춰 쉼 없이 절을 했다. 삼보일배 행렬 선두에는 ‘한전부지 잘못된 역사 진상조사위 구성하라’ ‘봉은사 소유 토지 즉각 반환하라’ ‘삼보정재 한전부지는 봉은사 품으로’ 등이 쓰인 만장이 앞장섰고 장삼을 수한 50여명의 스님과 200여명의 재가자들이 그 뒤를 따랐다.

이날 참가자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옛 봉은사 토지 개발계획에 대한 즉각적인 중단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또 서울시를 향해 군사정권시절 이뤄진 토지 강탈의 원천무효와 금전을 매개로 한 개발인허가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전부지 환수위 공동위원장이자 봉은사 주지인 원명스님은 결의문을 통해 “봉은사 경내지였던 한전부지는 군사정권의 대국민 사기극, 희대의 땅 투기로 이뤄진 것”이라며 “강남개발계획을 숨기고 정부청사가 들어선다는 사탕발림으로 토지 10만평을 불법적으로 강탈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원명스님은 “한전은 부지를 매각하면서 원 소유자인 봉은사 환매 요청을 무시하고 외면했으며 민간기업에 팔아넘겨 부지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 공공성을 완전히 지워버렸다”면서 “현대차가 추진하고 서울시가 승인하려는 한전부지 개발은 역사적, 문화적, 법적, 사회 정의적 측면에서 매우 부당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원명스님은 “그러나 여전히 서울시와 현대차 그룹은 제1차, 2차 한전부지 환수 기원 법회와 정진법당에서 외쳐진 불자들의 외침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정당한 요청을 거부한다면, 현대차 그룹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대한 불배운동을 전국에 걸쳐 진행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의 금전을 매개로한 개발 인허가 행위를 반드시 중단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부대중도 삼보일배 정진을 계기로 부지 환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조계사 교육국장 승묵스님은 과거 정권에 의해 빼앗긴 봉은사 토지를 되찾기 위한 의지를 모으고자 온 몸을 낮춰 시청광장을 찾았다면서 그간 잘못된 역사에 함께하지 못한데 대해 참회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탁 조계종 종무원조합 위원장도 봉은사 토지가 불법강탈 당한 사실이 역사적 증거자료를 통해 증명됐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현대차는 아무런 응답이 없다면서 불자들의 원력으로 반드시 한전부지가 돌아올 수 있도록 힘쓰자고 말했다.

지난 2월 공식 출범한 한전부지 환수위원회는 3월23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만 여명이참여한 제1차 한전부지 환수 기원법회를 봉행한데 이어 지난4월7일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500여명의 사부대중이 참여한 가운데 한전부지 개발계획 중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같은 불교계 요구에 서울시 및 현대차 등은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불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봉석 환수위 대변인은 봉은사 토지 강탈과정에서 불법과 강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역사가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면서 현대차 또한 불법 강탈 된 토지 승계인으로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처님오신날 이후 현대차 불매 운동 등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고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법당 부처님을 향해 사홍서원을 하며 토지 환수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사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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