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 학술회의 개최

‘한국의 전통산사’ 7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려면 연속유산으로서 7개 산사가 갖고 있는 탁월하고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을 비교연구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위원장 자승스님)는 지난 4월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의 전통산사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주제로 3차 국내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기조강연 맡은 (사)이코모스한국위원회 위원장 이혜은 동국대 교수의 ‘연속유산으로서 한국전통산사의 진정성’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속유산이란 등재하고자하는 유산이 하나 이상일 때를 가리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앞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석굴암과 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 조선 왕릉이나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연속유산의 경우 개개요소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보다는 구성요소 요소가 전체가 돼 해당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나타내야 한다.

현재 등재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전통산사’는 모두 7곳으로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안동 봉정사, 영주 부석사, 양산 통도사 등이다. 6~7세기 창건된 이 사찰들은 5개 도, 7개 시군에 떨어져 위치해 있다.

이 위원장은 “세계유산 등재신청을 할 때 그 유산이 지닌 진정성(Authenticity)이 절대적인데, 그 유산만이 지닌 독특한 특성을 우선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형태나 디자인, 자재와 구성물질, 용도와 기능, 전통 기술 관리체계, 입지와 주변 환경, 언어와 다른 형태의 비물질적 전통, 정신과 감성, 다른 내부 및 외부요인 등 8개 속성을 정확하고 실질적인 자료에 근거해 기술하는 게 중요하다.

이어 “사찰 ‘중창’의 개념에 대해 전 세계인과 평가를 담당하는 기관 및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서술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전통산사는 살아있는 유산으로, 창건 후 지금까지 스님들이 생활하고 수행하는 공간인 동시에 불자들의 신행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스님들이 사찰에 주석하며 수행과 예배 공간의 필요에 따라 당우를 지으며 중창불사를 해 온 것은 한국 전통산사의 자연스런 특징이기도 하다. 이 위원장은 “살아있는 유산인 산사의 입지는 창건시기부터 변함없이 지속돼 왔으나 건축물 특성상 중창, 재건축되는 과정에서 공간적인 구성이 바뀌기도 했고 자재가 바뀐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내용을 산사의 특징으로 간주해 진정성에 대해 서술한다면 설득시킬 수 있는 사항”임을 덧붙였다.

핵심은 7개의 사찰을 연속유산으로 등재 신청하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왜 이 7개 사찰이 세계유산 등재신청 유산으로 선정됐는지 국내 비교연구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의 전통산사’가 국외 불교사찰 유산과 비교해 이 유산만이 지닌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 및 완전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정안스님(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은 "두차례 학술회의를 거쳐 종합수도도량인 7개 산사가 갖는 한국의 사찰을 대표하는 가치와 연속유산의 연계성에 대해 살펴봤다"며 "이번 학술회의는 기존 논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유산 등재 대상 사찰의 유형 무형 기록 자연유산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보존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늦은 감은 있지만 전통산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는 일은 국가적 가치와 위상을 높이는 일로, 한국의 전통산사를 세계유산으로 꽃피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인사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학술회의에서는 6명의 학자가 전통산사의 세계유산으로서의 의의와 관리 및 자연·기록·유형·무형유산의 가치에 대해 살펴봤다. 류성룡 계명대 교수가 ‘전통산사의 공간 배치’에 대해, 이승희 서울시립대 도시과학연구원 연구원이 ‘전통산사의 자연환경’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이동주 백제고도문화재단 고도유산부장이 ‘한국전통산사 보존관리 현황과 과제’에 대해, 정병삼 숙명여대 교수가 ‘전통산사 기록자료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조명했다. 또 김경미 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사무국 책임연구원이 ‘전통산사의 유형유산’에 대해, 구미래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전통산사 무형유산의 가치와 특성’을 각각 고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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