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호 민주평통 사무처장

평화통일의 당위성과 과제에 대한 입장과 불교계의 역할을 당부하는 배정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한국의 경제력과 기술력

북한의 노동력 천연자원

‘위대한 선진 강대국’ 토대

불교계 관심과 역할 기대 

통일은 우리 민족의 숙원(宿願)이다. 정부에서는 평화통일정책 수립에 관해 대통령 자문에 응하는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民主平和統一諮問會議, 이하 민주평통)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대통령이 의장인 민주평통의 운영을 지원하고 업무상 필요한 사무를 관장하는 사무처의 장(長,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을 맡고 있는 배정호 사무처장을 지난 11일 만났다.

 

“통일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확대하고, 다함께 한마음으로 통일운동에 동행하도록 국민 결집을 이루는데 사무처를 중심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월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받은 배정호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민의(民意)를 모아 통일의 초석(礎石)을 놓는데 진력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배정호 사무처장은 1996년부터 통일연구원에서 동북아시아 정세 및 대북 관련 정책을 연 통일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통 통일교육홍보분과 상임위원,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쌓은 실무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에서 20여 년간 한반도와 국제정치를 중심으로 대북 통일분야를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해 이론적 토대가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함께 비영리 민간단체인 사단법인 GK전략연구원 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평화통일과 위대한 선진 강대국의 건설’을 주제로 강의와 통일음악콘서트를 열어 시민사회와 함께 통일운동의 보조를 맞춰왔다.

그는 “국민들은 물론 해외 한민족들도 ‘평화통일을 통해 위대한 선진강대국(Great Korea)의 건설’의 꿈과 비전을 바탕으로 이를 위한 열정과 의지를 갖도록 하는데 역점을 둘 생각”이라면서 “이에 대한 공감대 확산에 역점을 두고, 남남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국민단합과 국론결집에 정책적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민들과 친근하게, 국민들과 함께 활동하는 민주평통이 되도록 하는데 운영의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지난 3월14일 배우 최수종, 산악인 엄홍길, 가수 에일리, 성악가 강민성·김동규 씨를 ‘평화통일홍보대사’로 위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들의 통일에너지를 모으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평화통일 홍보대사들은 통일 공감대를 확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배정호 사무처장은 “그동안 쌓은 북한ㆍ통일 분야의 전문가로서의 소양과 NGO 통일운동을 이끈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외 2만여명에 이르는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활동을 능동적으로 지원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평통은 국내 228개, 시군구 협의회와 해외 117개국 등 국내외에서 2만 여명의 자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배정호 사무처장은 “한민족과 한국이 선진 강대국으로 도약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면서 “분단이라는 제약적 상황보다는, 통일을 이뤄 선진강대국을 이룩하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통일을 통해 한국의 경제력(자본)과 기술력이 북한의 노동력과 천연자원이 결합하면 독일이나 일본 정도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감성적으로 통일을 바라보는데 비해, 통일 이후를 염려하는 젊은이들도 통일을 이뤄 우리 민족의 미래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가졌으면 합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 강행과 광명성 4호 발사를 계기로 유엔의 대북제제가 실시되고, 우리 정부 역시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하는 상황에서 민주평통의 역할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했다. 배정호 사무처장은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을 분쇄하고,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국론을 모으고 국력을 총집결하는 노력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념, 세대, 지역, 계층을 뛰어 넘는 국민통합의 표본인 민주평통이 국론결집과 국민단합에 실질적으로 나서는 것은 ‘고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 배정호 사무처장은 “정부는 여전히 남북한의 신뢰 조성을 위해 대화의 문을 닫지 않고 있다”면서 “대화를 통해 경직된 남북 관계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태도변화와 더불어 북핵 포기를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등장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변화를 거부한다면 우리와 국제사회의 압박은 계속될 것입니다. 향후 남북관계는 북한이 어떤 태도와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난 3월14일 열린 평화통일홍보대사 위촉식. 왼쪽부터 유호열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배우 최수종, 산악인 엄홍길, 가수 에일리, 성악가 강민성·김동규, 배정호 사무처장. 사진=민주평통

배정호 사무처장은 “불교에 대해 잘 모른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불가(佛家)와 인연이 깊다. 장인 김호근 선생이 김천 직지사 신도회장을 지냈고, 친가(親家) 역시 불자들이 많다. 부모님이 별세한 후에는 경주에 있는 사찰에서 49재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인의 핏속에는 불교에 대한 정신적인 영역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불교는 포근하고 여유가 있어 좋다”고 밝혔다. 불교의 이같은 정신이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사회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불교의 지혜와 자비정신으로 한국사회의 갈등 해소가 가능합니다. 특히 평화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국민단합과 국론결집을 이뤄 남남갈등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공무로 바빠 사찰에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명상을 통해 마음을 정돈한다고 했다. “외국에서 공부할 때 하루종일 논문과 씨름한 후 한두시간 정도 산책을 하면서 조용히 명상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집중도 더 잘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배정호 사무처장은 “운전할 때면 차안에서 불교 경전 테이프를 들으며 마음을 다스린다”면서 “예불, 천수경, 반야심경은 굉장히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화엄경(華嚴經)> ‘약찬게(略纂偈)’를 들으면 뭔가 와닿는 느낌이 들고, 마음이 안정되고 평정심이 들어 좋습니다. 지금 무엇인가 힘든 일이나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 권해주고 싶습니다.”

그는 대담을 마무리하면서 불교계가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개신교나 가톨릭에 비해 불교의 역할이 미진하다는 충언이다. “자유 대한의 품에 안긴 탈북자들이 큰 기쁨 속에 있지만, 아무래도 어떻게 정착해야 하는지 고민과 불안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들에게 자비와 포용의 종교인 불교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그러한 일이 평화통일로 가는 작지만 의미있는 초석(礎石)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불교는 민족의 역사와 같이 해왔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우리나라가 통일을 통해 선진강대국이 될 수 있도록 불교의 위상과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배정호 사무처장은 “앞으로 각 종단과 불교계의 통일관련 단체 등을 방문해 민주평통 활동을 설명하고, 고견을 청취할 계획”이라면서 “불교가 통일운동에 충분한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배정호 사무처장은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을 위기라고 하고 있지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면서 “평화통일과 선진강대국의 건설의 꿈과 비전을 가지고 하나로 결집하고 단합한다면, 그 어떤 난관도 극복하고, 위기는 평화통일로 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 


➲ 배정호 처장이 걸어온 길…

 

1958년 대구 출생. 경북고 졸업.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일본 도쿄대(東京大) 정치학 석사, 박사.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선임연구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통 통일교육홍보분과 상임위원,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센터 소장·통일정책연구소장·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GK전략연구원 이사장, 한일포럼 위원, 일본 도쿄대 객원연구원, 한국정치학회 이사 역임. 저서 및 논문으로 <일본의 국가전략과 안보전략>을 비롯해 <통일한국의 국가상과 한중협력> <동북아 4국의 대외전략 및 대북전략과 한국의 통일외교전략> <중국의 대외전략과 한국의 전략적 교훈>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 평화 번영>(이상 공저) 등이 있다.

[불교신문3198호/2016년4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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