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이 나를 힘들게 할 때

토마스 비엔 지음/ 불광출판사

관성에 끌리지 말아라

그런 나를 발견하면

멈추어 나로 돌아가자

 

모든 것 잠시 중단한 채

‘지금의 나’ 보는 훈련은

중독에 얽매이지 않는 길

명상은 나를 쉬게 하는 것이다. 쉼은 조바심 나는 마음과 중독을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불교신문 자료사진

현대 사회를 산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과거 대가족 체제처럼, 내가 부족한 것을 채워줄 사람도 많지 않다. 경쟁은 잠시도 나를 멈추지 못하게 만든다. 그렇다보니 중독에 노출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알코올, 약물, 도박, 게임, 스마트폰, 쇼핑, 일 등. 어느 하나에 중독돼 그 안에서 스스로를 옭아매는 것이다.

“한 노승과 젊은 제자가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을 그린 만화가 있다. 제자는 어쩔 줄 모르고 안절부절, 당황하는 표정을 띠고 있다. 노승이 제자에게 말한다. ‘다음 순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네. 지금이 바로 자네가 찾던 그것이야!’”

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현재 순간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마음이 언제나 다음 순간의 일에 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쾌감을 추구하기 위한 헛된 행동으로 삶이 비루해지고 고통스러워지는 중독행동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임상실험을 통해 명상이 중독 재발방지에 훌륭한 도구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왜 불교에서 중독치료의 해답을 찾고 있는 것일까. 저자 토마스 비엔은 심리학자이면서 프린스턴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불교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해방된 길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붓다가 된 고타마 싯다르타의 관심사에 대해 “다른 종교와 경쟁하기 위해 또 다른 종교를 내놓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우주의 기원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사변에는 관심이 없었다. 붓다는 스스로의 수행을 통해 어떻게 하면 고통을 끝내고 평화롭고 자유로운 삶을 수 있는가를 이야기했다”고 저자는 이해한다.

그럼 중독이란 무엇인가. “우리 몸이 특정 물질에 대한 문제적이고 파괴적인 남용을 의미한다. 하지만 중독은 이런 협소한 의미에만 머물지 않는다. 특정 물질 뿐 아니라 한 사람의 행동 패턴에 강박적 성격도 중독에 들어간다. 일 중독, 음식 중독처럼 많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적 행동을 의미한다.”

저자는 오랜 시간 의사로서 환자를 접했다. 상담을 통해 접한 사람들은 대부분 ‘살금살금’ 무언가에 중독이 됐다. 오랫동안 쌓인 중독은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토마스 비엔은 “중독이 나타날 때 삶의 소중한 순간을 하나씩 돌보는 법을 익혀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삶은 아무렇게나 표류한 채 더 큰 어려움과 고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고 충고한다. 그 방법은 현재의 자신을 돌보는 것이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명상수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커피 한잔을 마실 때 나는 어떤가? 처음엔 커피를 따르고 잔을 젓는 동작을 알아차린다. 그러다 아무 생각없이 냉장고 문을 닫는 나를 발견한다. 또 커피를 마시는 동안에 아무 생각없이 냉장고 문을 닫는 나를 발견한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 할 일, 예컨대 면도와 샤워 같은데 마음이 가 있기 때문이다. 습관처럼 관성처럼 마음의 에너지가 미래로 가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명상은 위빠사나, 즉 알아차림 수행이다. 지금의 내 행동을 주시하며, 현재에 마음을 머물게 하는 수행이다. 이를 통해 조바심나는 나의 마음을 조금씩 잡아가는 것이다. 또 나를 상대로 싸움을 벌이지 않음으로서 마음의 평화를 얻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중심을 잃고 관성에 끌리지 말아라. 혹 그런 나를 발견하면 잠시 멈추어 나 자신으로 돌아가자. 모든 것을 잠시 중단한 채. 잠시 명상을 통해 나 자신으로 돌아가라.”

저자는 또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건강한 인간관계를 가꾸라고 조언한다. 고통스럽고 불만족스런 인간관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하고, 중독에 빠진다. 그로인해 좋았던 인간관계까지 파괴되기도 한다. 저자는 불교의 보시 정신, 남에게 무엇을 주되 그 대가를 바라지 않는 방편을 소개한다. 내가 먼저 전화를 걸어 따뜻한 말을 건네는 훈련, 줌으로서 내가 무언가를 잃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얻는 것이라는 마음을 가져보라고 말한다.

우리는 삶이 중독되어 있지는 않은가. 사회적 문제까지는 아니지만, 어떤 잘못된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는가 돌아보며 살아야 한다. 토마스 비엔은 명상을 통해 종종 나를 돌아보는 습관이야 말로 ‘중독에 빠지지 않고 행복하는 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불교신문3197호/2016년4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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