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되면 보이는 것들

허균 지음·강현규 엮음·박승원 옮김 / 원앤원북스

 

현대사회에서 접어들면서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27%를 넘어서면서 4명 중 1명은 1인 가구다.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로 인간관계의 폭은 확대되고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지만 현대인들은 고독하다.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은 줄어들었다.

<혼자가 되면 보이는 것들>은 홍길동전의 저자로 유명한 조선시대 문인, 허균의 <한정록(閑情錄)>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구성한 책이다. 한정록은 허균이 옛사람들의 시나 책에서 한가하고 편안함에 대해 읊은 것들과 자신이 보고 들은 내용을 선별해 펴낸 것으로, 허균의 문학과 사상을 이해하는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법정스님 역시 생전 한 칼럼에서 “한정록을 펼쳐들고 옛사람들이 자연과 가까이 하며 조촐하게 살던 안빈낙도의 삶을 음미하고 있다. 몇 해 전에 이 책을 처음 읽고 나서부터 허균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추천한 바 있다.

책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 가끔은 혼자이고 싶은 현대인에게 진정한 의미의 고독이 무엇인지 안내하며, 바쁘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혼자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조선시대 허균이 추구했던 은둔과 고독의 가치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다. 책은 “진정한 의미의 고독이란 단순히 혼자 외롭게 있는 것도, 어딘가로 무작정 도피하는 것도 아니라 온전히 나 혼자로 존재하는 시간을 만끽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은 온전한 나로 깨어 있는 삶의 즐거움”이라며 “세상과 단절한 은둔이나 도피가 아닌 혼자 있는 시간의 즐거움을 깨닫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엮은이 강현규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출판기획자의 길을 걸어왔다. 최근에는 ‘고전 다시 읽기’라는 취지로 고전들을 재구성해 엮어내고 있다. 옮긴이 박승원은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문학석사·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재단법인 성균관 학술교육팀장, 다산학술문화재단 정본여유당전서 출간팀장 등을 역임했다.

[불교신문3197호/2016년4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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