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日 오치아이소장본 실물 확인

김성철 교수 관련 논문 ‘주목’

사진제공=정재영 교수

 

서지학자인 정재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가 일본에서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원효스님의 <판비량론> 필사본 일부를 최근 일본 도쿄에서 확인했다. 지난 2005년 오치아이 히로시(落合博志) 일본 국문학연구자료관 교수가 소장본을 일본학계에 소개한 이래 국내에서 실물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판비량론>은 원효스님이 671년 저술한 것으로 현장스님의 유식비량과 대승불설논증의 논리적 오류를 지적하고 비판한 책이다. 전문은 망실됐고, 칸다 이치로 소장본, 사카이 소장본, 회향게가 실린 단편 등이 있으며 오치아이 소장본이 새로 발견된 자료다.

확인된 <판비량론> 필사본 일부는 세로 27.1cm×가로 14.2cm로 초서체로 써 있다. 필사본에는 신라 구결이 적힌 각필 흔적이 확인되는데, 일본 나라 도다이지(東大寺)에 소장된 <화엄경> 구결과 방식이 같다고 한다. 정 교수는 “오타니대학에 있는 칸다 소장본과 일치하는 필사본”이라며 “오타니대학 소장본에 없는 것으로 신라시대 경전 읽는 소리의 높낮이나 길이를 표기한 범패부(梵唄符)도 있다”며 관련 연구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와 함께 김성철 동국대 교수가 <불교학보> 74호에 2005년 일본학계에 소개된 오치아이 소장 <판비량론> 필사본 해서체 교정본을 수정보완하면서 내용을 분석한 논문을 실어 주목된다. 김 교수의 이번 연구는 정재영 교수가 준 자료를 토대로 한다.

김 교수는 ‘오치아이 소장 <판비량론> 필사본의 교정과 분석’에서 교정본에서 오치아이가 판독하지 못한 글자는 ‘증(曾)’자임을 확인했고, 오치아이가 판독에 확신을 갖지 못했던 ‘결(決)’자와 ‘환(還)’자는 기존 필사본 글자체와 대조해 옳게 판독했음을 확인했다. 또 필사본 자체의 오사(誤寫)를 바로 잡았다.

김 교수는 “오차아이 소장본은 이질적인 두 절을 이어 붙여 한 장으로 만든 것으로 앞부분은 <판비량론> 제6절의 도입부로 인식수단의 종류에 대한 논의”이고 “뒷부분은 삼세실유의 문제에 대한 논의”라고 설명했다. 또 논의가 망실된 부분에 대해서도 추정해 눈길을 끈다.

[불교신문3197호/2016년4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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