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암 들꽃축제 및 전국문학인 축제, 1천여명 참석


서울 대구 등 갈수록 전국 문인들 참여 늘어

서운암 전경

 

수상자들 이름이 거론 될 때 마다 나무 위에서 새가 큰 소리로 울었다. 수상자들을 축하하는 듯한 공작새의 울음 소리에 청중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황사가 전국을 뒤 덮었지만 영축산 푸른 숲에 안긴 서운암은 황사 공해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상쾌했다. 금낭화가 흐드러지게 핀, 춥지도 덥지도 않은 산사의 봄을 만끽하는 신도와 관광객 등산객들로 영축산이 붐볐다.

지난 23일 통도사 서운암(암주 동진스님)에서 제14회 들꽃축제 및 제6회 전국문학인 꽃축제, 제4회 한국 꽃 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서운암을 일으킨 원로의원 성파스님이 제정해 해마다 이 날이면 부산 울산을 비롯한 영남은 물론 전국의 문인들이 대거 찾는 전국적인 산사축제다. 서운암 무위선원 앞뜰에서 열린 축제에는 이 날도 1000여명이 넘는 문인과 신도들로 가득했다.

문학상 수상자들과 함께

 

오전 10시 문학 강연, 개막식, 축하공연 순으로 축제는 진행됐다. 문효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이 ‘꽃은 어떻게 시가 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춘수 서정주 등 한국대표시인들의 꽃을 주제로 읊은 시를 소개하며 문 이사장은 서운암을 장식한 꽃과 시의 관계를 문학적으로 풀어냈다. 성파스님은 “여기 오신 분들이 모두 꽃이고 시다. 한 사람이 꽃이고 시의 덩어리다. 여러분 한 사람은 일당 만(一當萬)이다. 무수한 꽃과 시의 뭉치가 여기 모였다. 문학이 들어가야 들 꽃 향기가 제대로 난다. 국민 전체가 꽃이고 강산이 전부 꽃 밭이어야한다”고 꽃과 사람을 예찬하는 인사말을 했다.

성파스님

 

동진스님은 제4회 한국 꽃 문학상 수상자들에게 시상했다. 대상은 양산문인협회 고문 박정애 시인이 받았다. 오래된 꽃나무에서 나이든 모친을 연상하며 인간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듯한 ‘노매’(老梅)가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모두 361편의 시가 들어와 대상 1편, 우수상 8편을 선정했다. 시상식에는 가족과 지인들이 꽃을 들고 다함께 수상을 축하했다. 박달수 심사위원장(부산시조시인협회 고문)은 “2014년 251편, 지난해 333편, 그리고 올해는 361편으로 갈수록 작품 수가 증가하고 질 또한 상당히 높을 뿐 아니라, 부산 경남 문인이 주도하던 지역적 편중도 극복하고 ‘한국 꽃 문학상’ 이름에 걸맞게 문인들의 전국적 참여가 이루어졌다”고 호평했다.

동진스님은 “개화 시기가 조금씩 앞당겨지는 감은 없지 않지만 아직은 크게 느낄 정도는 아니”라며 “꽃이 환하게 통도사 서운암을 밝히고 시의 강물도 서운암에 이르면 만송이 꽃으로 피어나니 좋은 날 꽃과 시가 만들어가는 전국문학인 축제를 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자에게 동진스님이 시상하고 있다

 

축제에는 법산스님, 수안스님, 도문스님, 나동연 양산시장, 한옥문 양산시의회의장, 민용태 고려대 명예교수 등 통도사 스님과 양산시 정관계 인사들도 다수 참석했다. 사람들 뿐만 아니라 만개한 금낭화를 비롯한 들꽃들과 동진스님이 어릴 적부터 키워 2마리가 8마리로 불어난 공작새도 행사장 주변 나무 위에 앉아 사람들이 박수를 칠 때 마다 소리로 함께 했다.

성파스님과 수안스님이 관람 하고 있다

 

서운암은 ‘꽃 암자’로 불릴 정도로 야생화 천지다. 성파스님이 상좌들과 심고 키운 꽃들이다. 꽃 밭 위 장경각에는 1991년부터 20여년 간 성파스님이 불사로 완성한 ‘도자기판 고려대장경’으로 불리는 16만 도자대장경이 봉안돼 있다. 꽃이 활짝 피는 4월에 들꽃축제를 열다 문인들이 함께 하면서 꽃과 문학이 함께 어우러졌다. 시상식이 끝나고 백성스님이 통도사 학춤을 선보이고 물소리시극단이 공연을 펼쳤다. 축제는 점심공양을 마친 오후에도 계속돼 수상자들의 시낭송, 노래자랑 등 봄날 산사는 꽃과 웃음에 파묻혔다.

동진스님이 금낭화 꽃 밭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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