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단정석 지음/ 두르가

세계서 숲 비율 가장 높고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부탄

 

“부탄 여행을 통해

내 영혼이 진정으로 건강한지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낯선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은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일이다. 언어소통도 두렵다. 하지만 정작 여행을 가면 언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혼자가는 여행이라도 사전에 ‘좋은 가이드북’을 준비하면 두려움 대신 새로움을 가득 채워올 수 있다. 많은 국가를 찾았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허전한 마음을 채우려면 부탄으로 떠나라”고 말한다. 왜 부탄일까.

단정석 씨에게는 여행전문 안내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경희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인도로 떠났다. 이후 스리랑카, 네팔, 몽골, 방글라데시 등을 여행하면서 여행자를 위한 ‘오디오 가이드’를 만들기도 했다. 단정석 씨가 부탄의 구석구석을 소개한 책, <부탄>을 펴냈다. 사진은 오랫동안 문화재 사진 작업을 해온 김성철 씨가 맡았다.

“히말라야, 지구의 지붕으로 불리는 높은 산속의 소왕국이 부탄이다. 국토의 대부분은 산지며, 평야가 거의 없다. 세계에서 외국인이 가장 적은 나라, 세계에서 숲의 비율이 가장 높고,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부탄 여행을 통해 내 영혼이 건강한지, 진정한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단정석 씨는 부탄을 크게 서부, 중부, 부탄 세 구역으로 나눠 소개한다. 여행은 서부부탄 파로죵에서 시작한다. 서부부탄의 중심도시인 파로는 현 수도가 위치한 곳으로 정치와 산업, 문화의 중심지다. 이곳에 위치한 ‘파로 죵’은 원래 명칭이 ‘린첸풍 죵’인데 ‘보석으로 가득 찬 성’이란 뜻이다. 1644년 티베트 침공을 막기 위해 지은 성으로 부탄 불교의 사원양식을 토대로 방어와 거주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파로국립박물관을 거쳐 탁상곰바, 드럭겔 죵, 키추라캉 사원…. 저자가 소개하는 길을 따라가면 부탄 여행의 정수를 만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한 여정 소개에 그치지 않고, 문화유적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풍부하게 싣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위엄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춘 서부 부탄 바위절벽에 위치한 탁상 곰바. 1998년 화재를 겪은 이후 특별한 허가없이 외국인 관광객은 내부 접근이 안된다.

“서기 8세기 부탄에 최초로 불교를 전한 파드마 삼바바는 티베트로 날아가 닝마파 불교를 전한 후 두 번째로 부탄을 방문했다. 이때 동부 부탄의 콤코라에 도착해 바위에 자신의 신체와 모자를 쓴 형상을 남겼다. 그리고 암컷 호랑이를 타고 파로에 있는 탁상으로 날아가 금강저와 신통술로 잡신들을 차례로 조복시켰다. 파드마 삼바바가 조복시킨 잡신은 닝마불교에 반대하는 세력이었고, 그들을 완복하게 조복시킨 것을 봐 그 시기에 부탄에 불교가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모르고 여행을 간다면 수박겉핥기식의 나들이에 지나지 않는다. 책을 통해 부탄의 여행지에 담긴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읽는 것은 그래서 필수적이다. 그래서 저자는 부탄의 정치와 경제, 민족과 사회제도, 문화, 역사에 대해서도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부탄은 독실한 불교나라이고 전통문화가 잘 보전되는 나라지만,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면이 많다. 또한 인구가 적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다. 부탄어 인사인 ‘쿠즈장포라’의 끝소절 ‘라’는 존경의 표시다. 영어로 말을 했어도 ‘라’를 붙여주면 존경을 표시한 것이다. 돈을 내거나 물건을 받을 때 왼손의 사용은 예의가 아니다. 만약 레스토랑에 가서 특별한 음식을 시켰는데 시간이 지나도 답이 없으면 안된다는 의미다. 그들은 ‘No’라고 말하기 싫어하며 대신 무심한 표정을 짓는다.”

저자는 부탄 여행일정에 대해 “길수록 좋다”고 말한다. 짧게 4일에서 길게 25일까지 다양한 코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머물수록 더 있고 싶어지는 나라, 매력이 가득한 나라”라고 부탄에 대한 감상을 전한다.

마음이 지칠 때,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고 싶을 때. 부탄을 여행해 보라. 빈 찻잔에 새 차를 따를 수 있듯, 마음을 비워내는 여행길이 될 것이라는 저자의 조언이다.

[불교신문3195호/2016년4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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