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인터뷰
비전 선포하고 도약 준비하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대원 총장

인문·문화 강점을 잘 살리며

자연·공과대 등 기업이 필요한

연구시스템 학문체계 갖춰…

 

불국사 등 영남불교 주변 포진

지역불교계와 교류 협력 상생

“진정한 불교 종립대학 건설”

이대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은 “불교적 심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당국과 교수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30일 비전 선포식을 열고 도약을 준비한다. 비전 선포식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17일 경주캠퍼스에서 이대원 총장을 만났다. 이 총장은 후학을 양성하는 학자에서 대학 살림과 운영을 책임지는 경영자로 전환하면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모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가르칠수록 자신의 전공 지식이 빈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동안 저축한 돈과 퇴직금을 털어 무조건 독일로 건너간 그는 언어장벽과 경제적 문화적 차이 등 고난을 극복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의지와 끈기 인내의 과학자다. 이제 30여 년에 걸친 학자를 마감하고 학교 경영자로서 새로운 발을 내딛었다.

그는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서울의 대학마저도 힘들다고 아우성치는데 지방 캠퍼스를 맡아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 것일까?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학교 업무를 들여다본 이 총장은 “지방 사립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취임하기 전에 실무준비단을 만들어 학교 실정을 파악했는데 생각보다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고자 총장에 나섰고 오랫동안 학교에 있으면서 배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나름 방안을 마련했는데 현실은 더 심각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금세 희망의 미소를 띠었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후, 올해 2월말까지 직무준비단을 운영하면서 처한 현실과 타개할 방안을 마련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신 있다. 임기가 끝나는 4년 뒤에는 전국 비수도권 사립대 중 3위를 목표로 대학 경영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2015년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전국 비수도권 사립대 중 8위였다)”

이 총장의 자신감은 허세가 아니다. 그는 지방캠퍼스 학생들을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교수로 길러냈다. 인재를 보는 눈과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하는 탁월한 실력,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정이 만든 결과다. 김정범 울산과기대 교수, 김찬홍 중국과학원 교수, 심중섭 마카오대학 교수, 김기영 제주대 교수 등이 이 총장이 배출한 대표적인 제자들이다. 뛰어난 교육자답게 그는 학교 경영에서도 교육을 가장 우선에 놓았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어도 대학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면 후원금이 들어오고 취업도 잘된다. 우수한 전공분야 지식과 바른 심성을 지닌 인재양성에 교수와 학교가 혼연일체가 돼 매진할 것이다.” 경주는 신라의 천년고도이면서 주변에 기업이 많아 산학협력에 아주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총장은 “경주는 1차와 2, 3차 산업이 고루 발달한 도시다.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축산 농업에다 대규모 공장과 중소협력업체가 즐비한 울산공단, 최첨단의 원자력 등이 주변에 있으며 경주는 역사 문화 예술 관광이 융합된 문화도시다. 우리 대학은 불교종립학교로 인문 문화에 강점을 갖고 있으면서 자연대 공과대 등 기업이 필요한 연구 시스템과 학문체계를 갖추고 있다. 각 과에서 교수님들이 인재를 양성하면 학교가 나서 기업과 연계하고 지역과 협력하여 우리 학생들의 취업을 높여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불교계 지원은 빼놓을 수 없는 전제조건이다. 이 총장은 “경주와 그 주변은 한국불교계의 중심이다. 불국사 그 위로는 은해사와 동화사·고운사 등 교구본사가 있고 남동지역으로는 통도사와 범어사, 해인사 그리고 쌍계사 등 영남불교계가 우리 학교 인근에 위치해 있다. 영남불교는 한국불교 전체를 좌우할 정도로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경주캠퍼스도 영남불교의 이같은 위상과 역할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대학과 불교계가 함께 상생 발전할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우선은 우리 대학이 지역 불교계가 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대학에는 우수한 학자와 자료, 연구진이 있다. 이를 활용해서 영남불교 활성화를 위해 진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불교계와 교류하고 협력할 구체적인 방안도 소개했다. “우리 대학을 사랑하고 걱정하시는 지역인사, 불교계 동문 등 많은 분들을 모시고 미래기획위원회라는 자문기구를 만들어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불교계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인성교육, 문화, 통일, 환경, 문화재 등의 분과를 만들어 대학은 전문 인력을 제공하면서 불교계와 유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총장 역시 독실한 불교신자로 어릴 적부터 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어릴 때부터 보덕사에 다니던 어머님의 천수경 독경소리를 들으며 자랐으며 동국대에 입학해 불교학개론, 불교문화사 등 과목을 수강하면서 불교 교리가 심오한 철학체계를 갖추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인간상을 구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음을 배웠다. 이러한 불교관이 교육자로서 나의 철학을 마련하는 토대가 됐다. 젊은 시절에는 철학과 사상적 측면에서 불교를 다시보고 좋아했다면 유학을 다녀와 동국대에 재직하면서는 어머님이 그랬던 것처럼 철학 이전에 신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재적사찰을 두고 꾸준히 절을 다니고 있으며 경주캠퍼스 총장에 출마하면서는 여러 스님들을 직접 찾아뵙고 말씀을 들으면서 불교에 대한 이해를 더욱 새롭게 하게 됐다. 앞으로도 많은 고승대덕을 찾아 뵙고 가르침과 지혜를 얻고 불교 공부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불교종립학교로서 역할에 대해서도 다양한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서 불교를 접한 후 사회로 진출하면 불교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고 잠재적인 불자로 성장한다. 강요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불교를 받아들이는 것이 종립대학의 교육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불교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자비와 지혜를 갖춘 ‘참 동국인’을 키우는 한편 대학이 가진 다양한 전문가 자원을 불교계와 관련해 활용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가칭)불교문화진흥위원회를 구성해, 교수님들이 각 분야별로 불교계에 자문 활동을 하고, 궁극적으로 불교 발전에 기여하고, 불교와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불교종립대학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대원 총장은 끝으로 “건학 110주년을 맞은 동국대학교, 설립 39년째를 맞은 경주캠퍼스는 불교종립대학으로 지혜와 자비 정신을 갖춘 ‘참사람 인재’를 양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교육부로부터 ‘잘 가르치는 ACE 대학’ 사업에 2011년부터 8년 연속 선정될 정도로 우수한 교육 역량을 자랑하며 교육부 대학 구조개혁평가에서도 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러한 성과를 이어 불교 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데 매진할 터이니 많은 불자님들의 관심과 후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주=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기초 튼튼한 인성 갖춘 인재 양성…‘모두가 사랑하는 동국’ 비전 제시

“학교 다니면서 팔정도를 배운 것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큰 힘이 되었다. 올해 취임하면서 교내 기숙사 모든 방에 팔정도를 걸었다. 생활 속에서 팔정도 실천을 하자는 뜻인데, 학생들이 대학에서 팔정도를 매일 보고 생각하면 처음에는 잘 몰라도 언젠가는 인생의 좌우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30일 이대원 총장이 밝힐 비전은 어떤 내용일까. 이 총장은 5대 혁신분야 및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첫째 교육 분야에서는 ‘기초가 튼튼한 바른 품성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기초교육 인성교육 실용교육을 강화한다. 1·2학년 단계에서 전공 공부에 들어가기 전 영어 수학 등 학교 차원에서 기초학력을 다지는 것이 기초학력 증진이다. 인성교육은 불교적 교육으로 불성을 가진 인재로 거듭나게 하는 교육정책이다. 이 총장은 “학생들이 학교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봉사활동 강화, 명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불성을 갖추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용교육 일환으로 취업지원시스템을 강화하고 현장실습 운영에 내실을 기하며 창업교육을 강화한다.

두 번째는 연구 산학 분야다. ‘산업수요와 연계된 선순환 산학협력 및 연구성과 창출’을 목표로 연구 지원 환경 구축 및 산업체 네트워크 활성화, 기업 연계형 장기 현장실습프로그램을 통해 산업 수요 지향적 교육, 성과 환류 시스템을 통한 기업체 요구 충족 관리 등을 마련했다.

세 번째는 행정 서비스 분야다. ‘다양성과 소통을 중시하는 합리적 행정시스템 구현’을 목표로 불교정신에 바탕을 둔 소통과 화합의 대학경영 추진, 행정시스템의 효율화, 실질화, 전문화, 합리적 성과 관리를 통해 구성원의 자긍심을 높인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네 번째는 재정 및 인프라 구축이다. ‘재정 건전성 확보와 스마트 인프라 확충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 강화’를 목표로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교육부가 대학에 국고를 지원하는 각종 국책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불자와 동문들의 협력을 통해 발전기금을 확충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역협력 체제 구축과 글로벌 대학 지향이다. 이를 위해 국제교류 활성화 및 유학생 유치 확대, 유기적인 대외협력 체제 구축, 전략적 대학홍보, 수요자 맞춤형 입시홍보를 통한 사회인식향상 등의 실천방안을 마련했다. 이 총장은 “신뢰와 소통의 리더십으로 구성원 모두가 사랑하는 학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불교신문3189호/2016년3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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