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까야 수행을 하고 있는 국제포교사들.

처음 들었을 때 그 이름도 생소했던 태국의 ‘담마까야’ 사원. 150만평 부지에 무려 3000명의 스님들이 수행하고 총 100만명의 신도를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도량이다. 지난 1월30일부터 2월4일까지 담마까야 사원이 준비한 ‘태한 불교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한 우리의 일과는 새벽의 자유명상, 빨리어로 암송하는 아침저녁 예불, 오후와 저녁에는 상좌불교 및 태국불교의 특징과 역사, 전통불교의 현대화를 도모하는 담마까야의 설립배경과 담마까야 수행법에 관한 강의와 훈련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담마까야’는 수많은 샤머니즘 요소들과 뒤섞여 있는 태국의 전통불교를 쇄신하고자 창설된 일종의 신흥종단이다. 엄격하게 계율을 지키며 빨리어로 된 삼장 교육과 전통적인 위빠사나 명상법을 계승한 담마까야 명상수행을 두 가지 핵심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최근 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고유의 ‘담마까야(법신) 수행법’을 개발·전파함으로써 현대인이 잃어버린 도덕성을 함양하고 변혁기의 혼란스러운 삶 속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게 하는 것이 주요과제다. 초고속 성장을 이룬 담마까야 사원은 세계 곳곳에 90개 가량의 지부를 두고 있다. 한달간의 두타행을 마치고 담마까야로 돌아오는 1131명의 스님들을 7만 명의 신도와 자원봉사자들이 환영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담마까야 명상은 가부좌 자세로 앉아 조용히 자신의 호흡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코를 통해 숨이 들어가면서 지나가는 몸의 중요한 일곱 군데 지점을 바라보고, 특히 호흡이 끝나는 (배꼽 위 손가라 두 마디 지점인) 몸의 ‘정중앙’에 집중하여 부처님의 모습을 떠올리거나 맑은 수정 구슬을 떠올림으로써 ‘마음을 멈추는’ 것이 그 핵심이다. 어떤 결과보다는 오히려 수행을 통해 얻어지는 마음의 청정함에 보다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또 무엇보다 ‘수행경험을 일상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라는 본질적인 물음에 집중되어 있는 담마까야의 명상법을 통하여, 나는 수행은 일회적인 사건도 극적인 결과물도 아니고 말 그대로 반복적이고 점진적인 일상의 과정이라는 점을 되새기게 되었다.

담마까야를 떠나오던 마지막 날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방콕의 화려한 왕궁과 아름다운 에메랄드 사원을 구경했다. 그러나 왕궁과 사원 밖의 방콕은 익히 듣던대로 혼잡한 대도시였다. 나는 갑자기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이제 우리는 담마까야라는 청정한 오아시스 또는 외딴 섬과 멀어지는 것을 사뭇 아쉬워하면서 귀국길에 올랐다.

[불교신문3188호/2016년3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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