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세대에 제시하는 ‘보물’

한권으로 보는 화엄경

이상규 지음/ 해조음

<대방광불화엄경>은 매우 방대한 경전이다. 설법 장소만 해도 지상과 천상에 걸쳐 있으며, 세계관과 인생관이 오묘하게 설명돼 있어 세상의 진리가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역 80권 분량으로, 양도 방대하다. 법학 전공자로, 뒤늦게 불교학자로 활동하는 이상규 박사가 <화엄경> 한역본을 번역해 그 가운데 약찬게와 법성게를 쉽게 풀어냈다.

책은 화엄경의 성립과 발전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고, 제2장에서 약찬게 게송을 한 문장씩 풀어 설명하고 있다.

“어떤 보살이 처음 마음을 내어 마땅히 부처님 보리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를 서원하면, 그 공덕은 끝이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남음이 없으니, 하물며 헤아릴 수 없고 끝없는 겁게 십지와 바라밀의 길을 갖추어 닦은 모든 공덕이랴. 시방의 모든 여래께서 모두 함께 칭찬하심이 다할 수 없으니라.”

이 박사는 3년간 화엄 80권을 모두 번역하고 해설하며 공부를 했다. 그리고 “이 좋은 화엄경이지만 한역본이 한글세대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낡은 보물로 전락할 수 있다”며 한글번역을 시작했다.

이상규 박사는 화엄경 약찬게와 법성게를 번역출판한 이유에 대해 “법회에서 가장 많은 염송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설명은 전문용어보다 평의한 일상용어를 사용하고자 곳곳에서 노력한 흔적이 눈에 띈다. 전문용어에는 각주를 달아 간단한 설명을 첨가했다. 원래 80권 전체를 번역했는데, “번역한 분량만 10여 권에 이르러 고민을 하다가 화엄경 약찬게와 법성게만 책으로 펴냈다”고 밝혔다.

“화엄경 약찬게와 법성게는 그 내용이 판이하지만 상호 보완적이다. 약찬게가 화엄경의 전체적인 구조, 즉 모양새를 요약한 것이라면, 법성게는 교리적인 내용을 요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화엄경을 간단히 살피고 이해하려면 두 게송을 통하는 것이 좋다”는 이 박사는 “인생과 우주의 진리를 설명한 화엄경 공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불교의 진리를 접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화엄경>은 부처님께서 우주의 큰 진리를 깨친 공덕이 무량함을 칭송하고, 보리로 나가는 보살이 밟아야 할 길을 50계 단계로 설명한 내용이다. 그리고 입법계품을 통해 53 선지식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설화식으로 거듭 밝힌 특징을 지니고 있다. 나와 내가 둘이 아니며, 모든 현상과 성품이 연관을 이뤄 법계를 이루고 있다(이사무애, 사사무애)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상규 박사는 1952년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후 미국과 영국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법제처 법무관과 문교부 차관을 걸쳐 고려대 법대 교수,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연수원장을 역임했다. 회갑을 맞아 불교를 접하고 <아함경>을 주제별로 엮어 <전해오는 부처의 가르침> 7권과 수상집 <산다는 것은>, <아함경과 함께 보는 금강경>, <법조인이 본 반야심경> 등을 펴냈다.

[불교신문3175호/2016년2월10일수요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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