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스님-물리학자 카파토스 교수
동국대 ‘과학과 종교’ 대담 현장

 

미국의 저명한 물리학자 미나스 카파토스 교수와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이 과학과 종교를 주제로 대담했다. 이날 대담이 열린 동국대 국제선센터에는 200여 명이 참석했다.

불교와 과학의 밀접함에 대해서 공감하는 과학자는 여럿이다. 이 가운데 미국의 저명한 물리학자 미나스 카파토스(Menas C. Kafatos, 71) 박사는 시간과 존재의 문제를 불교와 양자역학을 연계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월30일 동국대 국제선센터에서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과 카파토스 채프먼대학 교수가 ‘과학과 종교’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는 카파토스 교수의 부인이자 캘리포니아 채프먼대학에서 두뇌과학을 연구하는 양근향 교수가 맡았다.

카파토스 교수는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태어나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 코넬 대학서 천체물리학을 공부하고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근까지 채프먼대학 부총장을 지낸 그는 40년 이상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방랑하는 과학자’라는 별명답게 과학으로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정말 많고, 종교나 다른 이론들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는 노학자이다.

이날 대담은 존재와 시간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다. 카파토스 교수는 “시간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적인 개념으로, 동그란 원에 시작도 끝도 없는 것처럼 양자역학에서는 연결된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 우주를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부처님 말씀처럼 성주괴공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는 그는 “시작과 끝이 하나로, 시작 이전에 빈 것을 허(虛) 혹은 무(無)라고 하는데 이는 아무 것도 아닌 게 아니라, 무엇이든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불교와 과학에서는 시간이 마음속에 있다는데 동의한다”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던 항상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분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신의 자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불스님은 “불교에서는 존재하는 것에는 실체가 없다고 한다”며 “철학에서는 존재라고 하지만 불교에서는 존재에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모든 것은 변하고 사라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며 존재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설명했다.

이어 카파토스 교수가 스님에게 “종교가 과학보다 나은 장점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수불스님은 “과학은 오랜 기간 동안 연속적으로 변화 발전하는 것을 꾸준히 지켜왔기 때문에 힘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깨달음은 시공을 초월해 단박에 얻는 것이기 때문에 근원적 가치는 바로 눈뜨게 하는 힘이 종교 안에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카파토스 교수도 이에 공감하며 “종교란 것은 지식보다 간절한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고대 가르침이 현대의 양자역학에 의해 옳다는 게 증명되던 게 종교와 과학의 변화라고 본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친구로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175호/2016년2월6일토요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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