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의 티 스케치

“차를 마시지 않는 스님은 없다(無僧不茶)”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차(茶)는 불교와 밀접한 관계다. 중국 선불교에서 발달한 차문화는 끽다거(喫茶去), 다선일미(茶禪一味) 등 선승들의 화두로 우리나라에도 뿌리를 내렸고 오랜 세월 동안 불교의 흥망성쇠와 함께해 왔다. 이런 가운데 보이차 등 차의 본고장인 중국 전통차를 대중에게 쉽게 풀이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양산에서 차와 향도(香道)를 가르치고 있는 박기봉 씨는 최근 저서 <다정의 티 스케치>를 통해 차의 이해와 분류를 명확하게 알기 쉽게 서술했다. 저자는 고등학생 시절, 방학이 되면 늘 통도사 서운암을 찾아가 다동(茶童)을 하며 기후스님에게 차를 배웠다. 이를 계기로 차인으로의 삶이 시작됐고, 차를 숙명이라고 여기며 심도있는 공부를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 저자가 지난 2003년 3월부터 중국 윈난성을 시작으로 쓰촨성, 후난성, 저장성, 장쑤성, 안후이성, 푸젠성의 차밭을 다니며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를 통해 제다와 차의 분류를 소개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여행답사 형식을 바탕으로 보다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설명을 더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우리나라 차계에는 제다에 관한 기초가 부족해 차의 분류를 정확히 설명해 놓은 책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차 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차 분류에 대한 명확하고도 일관성 있는 개념 정립부터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불어 다양한 방법으로 마실 수 있는 기능적 교육(제다)이 뒷받침된다면 전보다 많은 차 전문가와 애호가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 산지에서 직접 경험하고 체득한 것들을 아낌없이 알려주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차의 6대 분류에 속한 모든 차의 생산이 가능하며, 영국의 홍차와 같이 재가공을 통해 우리 고유의 차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커피 열풍이 유독 식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면서 “우리 고유의 전통차 열풍이 오길 기대하며 이 책이 전통 차 열풍의 작은 불씨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불교신문3174호/2016년2월3일수요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