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의 노래

라의연 지음/ 참글세상

모든 생명은 죽는다. 그리고 사후 세계를 고민하는 생명체는 사람이 유일하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죽음 이후를 고민해 왔다. 종교의 생성은 사후에 대한 두려움의 산물이기도 하다. 불교는 영혼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까. 7×7일, 즉 49일간 중음에 머물면서 심판을 받는 절차를 거친다고 한다.

첫 7일은 몸을 버리고 영혼이 심판을 받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보통 7일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이유는 심판을 받고 다시 깨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신과 삶에 대한 다양한 작품을 집필하고 있는 라의연 작가가 영혼의 여행을 소재로 소설 <혼의 노래>를 펴냈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점은 죽음을 통해 ‘나는 왜 사는가’를 돌아보는 여행을 안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연말 한 병원 중환자실이다. 심장 수술을 받고 알수 없는 이유로 8일간 혼수상태에 빠졌던 남자, 나영조가 눈을 뜬다. 나영조는 의식을 되찾자마자 몸을 일으켜 휠체어를 끌고 다른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한 소년을 찾아간다. 의식이 없는 소년을 바라보던 남자는 눈물을 흘린다. 8일간의 여행에서 남자와 소년은 어떤 만남을 가진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승에 있는 동안 자신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잘 모르고 살아요. 더구나 초 단위로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은 더 그래요. 행복을 추구하면서서도 정작 행복한 순간에는 그것이 행복인지 모르고 지나쳐 버려요. 항상 미래의 행복에만 초점을 두고 살다보니 그런게지요. 기쁨의 방을 경험하고 난 뒤 대부분의 영혼은 다시 돌아간다면 정말 다르게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된답니다. 그 열망은 다음 생을 보다 알차게 살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요.”

죽은 영혼은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삶을 볼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기쁨의 방에 들러서 한탄을 한다. 왜 그때 행복을 몰랐을까. 매 순간 행복이 다가왔는데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삶이 후회스럽다. 결국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지금 행복하라는 메시지.

이 소설은 한국과 호주를 넘나들며 배경으로 삼고 있다. 평범한 두 아이의 남편으로 살던 나영조와 호주에서 만나 사랑을 나눴던 영조의 전 여인 안젤라. 그리고 그의 아들 조셉이 주인공이다. 안젤라가 한국 국제학교 교장으로 발령이 나 조셉과 한국을 찾지만 그들의 만남은 쉽게 이뤄지지 못한다. 천사와 악마, 선녀와 선사, 수호령과 조상신이라는 영의 파워게임 때문이다. 소설은 여러 신화적 요소를 복합적으로 구성해 판타지 같은 흥미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저자인 라의연 작가는 영남대 법대를 졸업하고 광고 마케팅 업무를 주로 했으며, 2003년 호주로 이민, 이후 영성과 삶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

[불교신문3173호/2016년1월30일 수요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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