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내전의 아픔 딛고 ‘미래의 등불’ 밝히다

익명의 한국불자 무주상보시로

교육 혜택 받기 어려운 지역에

초등학교 2곳과 도서관 준공

불교NGO와 캄보디아 정부

지자체 및 지역민의 협력으로

함께 일군 성과여서 의미 더해

지뢰와 포탄이 전 국토를 뒤덮어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캄보디아에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개발협력NGO인 지구촌공생회의 노력으로 지뢰제거와 함께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놀며 공부하는 학교와 도서관이 건립됐다.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스님)는 지난 1월18일부터 1월26일까지 캄보디아 시엠립 북부 160km 거리의 태국 국경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 증축과 시엠립 동쪽 197km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 도서관 건립 준공식을 거행했다. 또한 수도 프놈펜 남부 82km지역에 초등학교 및 유치원 준공식을 개최해 캄보디아 미래의 도량들이 교육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캄보디아는 1960년대 말 베트남 전쟁으로 국토 전역이 포탄으로 초토화 됐으며 1977년에 일어난 베트남-캄보디아 전쟁과 이후 계속된 내전으로 인해 2000만여개의 지뢰가 매설돼 지금까지 수만 명이 목숨을 잃거나 장애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전역에 800만여개의 지뢰와 포탄이 매설돼 있는 것으로 추정돼 깊은 후유증을 겪고 있다.

# 쁘레익따퍼 바라밀 초등학교 준공

한반도 전역에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던 지난 1월23일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스님)는 캄보디아 따께오주 쁘레익따퍼 마을에서 ‘쁘레익따퍼 바라밀 초등학교 준공식’을 개최했다. 따께오주 스님들의 축하예불로 시작된 이날 준공식에는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 사무처장 덕림스님,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백숙희 캄보디아 소장, 캄보디아 승왕 텝퐁스님, 엄깟 교육부차관, 라이 반낙 따께오 주지사를 비롯한 주 정부와 교육부 관계자, 마을 주민 및 학생 등 600여명이 동참했다.

초등학교 건립비용은 지구촌공생회가 책임을 졌으며, 따께오 주정부는 토지를 구입했고, 주 교육청은 교사파견 및 책장을 지원했다. 앙꼬보레이 군은 토지 매립을 위한 모래 트럭 30대 분을 지원했으며 꼭틀럭 면은 토지구입비와 모래 트럭 100대 분을 지원했다. 또 지역 공동체는 담장건립을 위한 인력을 지원했고 해당 초등학교도 모래 트럭 50대 분을 투입하는 등 한국 NGO와 캄보디아 정부와 지자체 및 지역공동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교육시설 건립에 힘을 모았다.

특히 학교건립은 BTN불교TV 회장 성우스님(조계종 전계대화상)과 인연 맺은 익명의 불자 후원자가 2억여원을 동남아지역 아이들을 위한 학교 두 곳 건립을 위해 써달라고 무주상보시를 해 성사됐다. 이 기금은 쁘레익따퍼 바라밀초등학교와 동통 수다라초등학교를 건립하는데 사용되었으며 후원자의 뜻을 받들어 부처님 가르침이 널리 퍼지기를 발원하며 ‘바라밀’ 과 ‘수다라’라는 교명이 지어졌다.

쁘레익따퍼 바라밀초등학교는 학생 수에 비해 교실이 부족하고, 기존에 있는 간이교실은 나뭇잎으로 엮어 교육환경이 열악했다. 또한 학교가 강변에 위치해 우기에는 범람해 붕괴위험까지 있었다. 이에 지구촌공생회가 2014년 12월 방문한 후 타당성조사를 시작해 적절성 평가를 통해 총 6칸 규모로 건립을 결정해 이번에 준공했다. 학교 건물의 1칸은 미취학 아동의 유치원으로 운영된다.

이날 월주스님은 기념사를 통해 “수많은 인연들의 보살행으로 완공된 학교인 만큼 이 곳에서 자란 학생들은 자비심과 지혜가 넘치는 캄보디아의 동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 반낙 주지사는 개회사에서 “우리 따께오 주에서 학력평가에 응시하는 학생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이유에는 지구촌공생회와 같은 단체가 있기 때문”이라며 “쁘레익따퍼 바라밀 초등학교를 지원해 주신 지구촌공생회에 주를 대표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준공식에는 캄보디아 승왕 텝퐁스님도 참석해 법어를 내렸다. 텝퐁스님은 “한국의 지구촌공생회가 캄보디아의 빈곤퇴치와 교육사업에 적극 나서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준공식에서 라이 반낙 주지사는 정부를 대신해 월주스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지구촌공생회도 학교건립에 동참해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선물을 증정했으며 쁘레익따퍼 초등학교 교장과 학생들에게 학교 건립 후원자가 보시한 학용품과 교복 170벌을 선물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표현했다.

# 동통 수다라 초등학교 준공

이에 앞선 1월19일에는 웃더민쩨이주 동통마을에서 ‘동통 수다라 초등학교 준공식’이 개최됐다. 이날 준공식에는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 사무처장 덕림스님,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송향례 캄보디아 부소장, 지구촌공생회 시찰단 일행, 아엣 쏘반 페리앗 웃더민쩨이주 부지사, 뺏 로따나 교육청장을 비롯한 주 정부와 교육청 관계자, 아키라 지뢰제거연대(CSHD)대표, 마을 주민 및 학생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동통 수다라초등학교 기존 건물은 전체적으로 균열이 생긴 낡은 목조 건물로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했고, 248명 학생 수 대비 교실 부족으로 아이들은 2인용 책상을 5명이 함께 사용해야만 하는 실정이었다.

특히 동통 수다라초등학교가 위치한 동통마을은 2015년 지뢰가 제거된 지역이다. 아직 전쟁의 흔적이 가시지 않은 땅에 평화의 씨앗을 심은 곳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이 지역은 태국 국경지역으로 주정부의 지원이 미흡하고 사회기반 시설이 열악해 지뢰 폭발 사고가 잦아 지난해만도 지뢰사고로 150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이에 지구촌공생회는 2015년 1월 캄보디아 지뢰제거연대(CSHD)의 추천을 받아 동통초등학교를 시찰해 그해 4월부터 건축타당성을 조사했다. 이후 2015년 8월부터 초등학교와 지역 공동체가 협의 테이블에 앉아 웃더민쩨이주 정부와 학교측으로부터 일정액의 기자재를 지원받기로 하고 교실 3칸, 교무실 1칸, 도서관 1칸 신축을 결정했다. 2015년 9월에는 지뢰제거연대에서도 학교울타리와 교문을 지원하기로 약속해 이번에 준공식을 거행하게 됐다.

지구촌공생회는 지난 2013년 캄보디아 지뢰제거연대와 함께 지뢰제거사업을 시작했으며 2014년부터는 한국국제협력단의 지원으로 ‘지뢰없는 공생평화마을 만들기’ 사업을 올해까지 진행한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총 20개 마을, 15만여평의 지뢰, 불발탄, 폭발잔류물 등을 제거하여 2만3000여명의 주민들에게 안전한 삶터를 제공했다. 2015년부터는 지뢰가 제거된 지역에 교육시설과 식수시설을 지원하여 주민들의 자립 운영 환경 조성을 돕고 있다.

이날 준공식에서 월주스님은 기념사에서 “동통 수다라초등학교가 지역발전의 소중한 자원이 되길 희망한다”며 “많은 이들의 정성이 담긴 만큼 이 학교의 어린이들이 캄보디아의 미래를 이끌어 갈 동량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하며 세계 시민으로서 인류에 기여하는 지도자가 되길 발원한다”고 전했다. 또한 무주상보시로 학교 건립을 후원해준 후원자와 지구촌공생회와 인연을 맺게 해 준 BTN 회장 성우스님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엣 쏘반 페리앗 부지사는 축사를 통해 “웃더민쩨이주, 그리고 타 정부기관, 공무원을 대표하여 동통 수다라초등학교에 교실 5칸의 교육시설을 건립해 준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송월주 큰스님과 후원자에 감사 인사드린다”고 말했다.

지구촌공생회는 주정부에 감사의 선물, 동통초등학교에 학용품 및 교복을 선물했으며 한국국제협력단도 학생들에게 학용품을 선물했다.

# 룸첵초등학교 백천도서관 준공

지난 1월21일 캄보디아 프레하비헤르주 룸첵마을에서 지구촌공생회는 다시 한번 의미 있는 행사를 거행했다. 이 마을에 자리한 룸첵초등학교에 도서관을 건립해 준공식을 갖게된 일이다. 룸첵마을은 캄보디아 주요 지뢰 피해지역으로 2015년까지 지뢰제거가 진행된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지뢰 19개와 불발탄 83개, 폭발 잔류물 5100여개가 나왔다. 지뢰로 인해 발전이 미진해 교육시설이 취약한 지역으로 도움이 절실했다.

이러한 지역을 돕겠다는 단체가 지구촌공생회와 인연을 맺었다. 국내에서도 도서관 건립과 불교 NGO 활동을 돕고 있는 백천문화재단(이사장 조명하)이 지난해 5월 룸첵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건립하기로 협약식을 가졌다. 백천문화재단은 2011년에도 지구촌공생회를 통해 네팔 룸비니 스리마하락시미 초등학교 건립사업을 도왔으며 미얀마 제야아웅 마하학교 도서관 건립을 도운 불심 깊은 재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힘을 보탠 백천문화재단은 무주상보시를 실현하기 위해 관계자를 파견하지고 않고 지구촌공생회에 모든 일을 일임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과 현지 지부 관계자 등 시찰단이 참석해 룸첵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준공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월주스님은 도서관에 구비된 도서를 일일이 돌아보며, “운영의 어려움이 있으면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 쁘레익따퍼 바라밀초교 준공 기념사

“미래 캄보디아 이끌어갈

동량과 세계지도자 되길” 

저는 빈곤국가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즐거움을 더하는 자비정신(慈悲精神)을 실천하기 위해, 2003년 국제개발협력NGO 지구촌공생회를 설립하였고, 지난 12년 동안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13개 국가에서 교육지원과 식수지원, 지역개발 및 긴급구호사업 등을 진행하여 왔습니다.

이곳 캄보디아는 지난 2004년 지구촌공생회 첫 번째 지부를 개설한 이후 2243기의 생명의 우물을 건립하고, 20개 마을 15만여 평의 지뢰를 제거하였습니다. 오늘 준공한 쁘레익따퍼 바라밀 초등학교는 캄보디아에 건립한 12번째 교육시설입니다. 이 외에도 보건위생과 도로, 다리건설 등에 총 35억 원 이상의 사업비를 지원함으로써 지구촌공생회가 가장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오늘 쁘레익따퍼 바라밀초등학교의 준공식은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빈발하고 있는 분쟁과 총기테러로 많은 이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폭테러나 자살 등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종교들이 금하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김으로써, 자신을 비롯하여 생명있는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이러한 ‘애석물명(愛惜物命)’, 즉 ‘모든 생명과 만물을 아끼고 사랑하라’는 정신으로 빈곤국가 이웃들의 아픔을 보듬고자 진력하여 왔습니다.

이러한 지구촌공생회의 신념에 공감하여 스스로 거액을 후원하거나 후원회원으로 동참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곳 바라밀 초등학교도 대한민국의 후원자께서 무주상보시를 통해 보살도를 실천하고자 거액을 후원하여 건립되었으며, 그 뜻을 담아 교명을 ‘바라밀’이라 하였습니다. 다시 한 번 익명의 후원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준공한 이곳 바라밀초등학교가 지역발전의 소중한 자원이 되길 희망합니다. 바라밀초등학교는 따께오주, 주교육청, 앙꼬보레이군, 군교육청, 꼭틀럭면, 마을주민, 초등학교, 마을유지 등 무려 8군데의 관계기관과 관계자들이 8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기여하여 건립한 학교입니다. 수많은 인연들의 보살행으로 완공된 학교인 만큼 이곳에서 자란 학생들은 자비심과 지혜가 넘치는 캄보디아의 동량이 되길 기원하며 세계시민으로서 인류에 기여하는 지도자가 되길 발원합니다. 오늘 준공식에 함께해 주신 텝퐁스님과 교육부 차관, 따께오 주지사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송월주 합장

[불교신문3174호/2016년2월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