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중앙박물관 상설전 개막

흥선스님 채탁 낭혜화상탑비

비로사 진공대사보법탑비 등

경북 금석문 탁본 13점 전시

영주 비로사 진공대사보법탑비는 최근 비로사 경내에서 수습된 결실된 비편까지 함께 탁본해 주목된다., 아래

지난 2013년 안동 광흥사 명부전 시왕상 복장에서 발견된 <월인석보>가 보존처리를 끝내고 일반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화범스님)은 지난 19일부터 오는 8월14일까지 상설전을 열고 광흥사 시왕상, 인왕상 복장유물과 금석문 탁본 등 24건 59점의 성보문화재를 전시한다.

이번 상설전은 크게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하나는 광흥사 명부전 불복장에서 발견된 전적들이고 다른 하나는 박물관과 문화재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금석문 탁본조사사업 과정에서 채탁(採拓)한 탁본들이다.

전시된 탁본들은 박물관이 지난해 채탁한 경상북도 중요 금석문 60점 가운데 중요도가 높은 탁본 13건을 전통방식으로 표구한 것이다. 국내 최고의 금석 탁본 전문가인 제8교구본사 직지사 주지 흥선스님의 주도아래 제작됐다.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국보 제8호 보령 성주사지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郎慧和尙白月巖光塔碑) 탁본이다. 전체 높이 486cm에 달하는 이 비석은 신라 구산선문 가운데 하나인 성주산문을 개창한 무염(無染, 801~888)스님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통일신라시대 최대(最大) 금석문으로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최인연이 글을 썼다.

광흥사 <월인석보>

낭혜화상비는 통일신라사와 한문학사 연구에 필수자료임에도 그동안 소장관리처인 보령시에도 탁본자료가 없었다. 이번에 보령시의 요청으로 흥선스님이 직접 세 장을 채탁해 박물관과 문화재청, 보령시가 각각 한 본씩 소장하게 됐다. 전시된 탁본은 오른쪽 하단에 풍화로 마모된 부분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먹을 쳐서 5120여 자에 달하는 비문의 글자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선본(善本)이다.

기존 자료에 올라가 있지 않은 새로운 탁본들도 만나볼 수 있다. 상주 관음사 사적비, 예천 명봉사사적비, 적천사 보조국사수식은행수갈비 등이다. 영주 비로사 진공대사보법탑비의 경우 최근 비로사 경내 발굴에 의해 비석 편 일부가 발견돼 함께 탁본해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전시실에서 선보이는 광흥사 복장물에는 중요한 전적들이 포함돼 있다. 신라 신문왕 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광흥사는 조선 왕실의 원당으로 왕실 계보가 적힌 어첩(御牒)과 명나라 황실의 친서가 보관돼 있다. 또 경전을 인출하는 인경불사가 활발히 이뤄진 사찰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명부전에 봉안된 시왕상과 인왕상 복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서지학적으로 중요한 전적들이 확인됐는데 특히 <월인석보> 총 4권이 주목을 받았다.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을 합해 1459년 편찬한 불교언해서로, 광흥사에서 7권, 8권, 21권이 두 권으로 총 네 권 487장이 발견된 것이다. 이 가운데 21권은 현재까지 동일한 내용이 없어 초간본으로 추정된다. 박물관은 6개월간의 보존처리 작업을 거쳐 손상원인을 제거하고 결실된 부분을 보강해 책으로 만들어 이번 전시에 공개했다.

이밖에도 월인석보와 함께 보물 1645호로 조선 1583년 조성된 광흥사 동종, 보물 591호로 지정된 남양주 불암사의 <석씨원류응화사적> 목판과 포항 보경사 팔상도도 친견할 수 있다. 팔상도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를 여덟 폭의 화폭에 표현한 불화로, 이번에 전시된 불화는 18세기 전반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보물 1645호 광흥사 동종.

 

광흥사 <월인석보>를 보존처리하는 모습.

[불교신문3172호/2016년1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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