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사람들 <끝> ⑥ 사찰서 2016년 출발

‘서원풍선’ 하늘로 날려보내고

타종으로 텅 빈 마음에 울림…

산중에서 만나는 새해 첫 태양

치킨 먹고 TV보면서 송년회를 하는 것도 좋고, 유명 관광지 일출을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고즈넉한 산사에서 절밥 먹으며 하룻밤 쉬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사진은 해맞이 포행.

당신은 곧 다가올 12월31일, 어디에서 무엇을 할 계획입니까? 이런 질문을 던지면 ‘연인과 친구와 가족과 함께’라는 말로 이른바 송년파티를 거론할 것 같다. 연인과 함께 사랑을 맹세하면서 오붓하게 한 해를 보내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맛난 음식을 차려놓고 파티를 열 것이다. 대부분은 가족들과 둘러앉아 TV를 보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연예시상식을 시청할지도 모른다.

연말연시를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보낸 경험이 없다면, 올해는 사찰에서 새해를 맞이하면 어떨까. 12월30일이나 31일부터 1월1~2일까지 짧게는 1박2일, 길게는 3박4일까지 가능하다. 추운데 고생스럽지는 않을까, TV도 볼 수 없고, 치킨도 시켜먹을 수 없는데 무슨 재미로…. 이런 걱정은 접어두자. 차갑지만 너무나 맑고 청정한 산사의 기운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어줄 것이고, 텔레비전은 없지만 어떤 연예인 토크쇼보다 흥미진진한 스님들과의 차담이 기다리고 있다. 먹거리도 문제가 아니다. 사찰식 영양떡국을 직접 시식함은 물론이고 가마솥에서 고구마도 구워먹을 수 있다. 쑥뜸이나 옥돌을 이용해서 평소 무리했던 관절이나 허리에 민간요법 효과를 톡톡히 볼 수도 있다. 맛깔스러운 주먹밥을 만들어 사찰 인근 바닷가나 뒷산에 올라 편안한 마음으로 일출을 만끽할 수도 있다.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가는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때 가장 뜻깊은 순간은 소원지를 쓰면서 촛불발원을 하는 등 참회와 서원의 시간이다.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거나, 가족과 친구에게 마음을 여는 프로그램이다. 은행나무로 유명한 양평 용문사는 은행잎에 소원지를 쓰는 시간을 마련했다. 수원 봉녕사는 ‘갈무리 템플스테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 보신각에서 울리는 타종소리를 들으며 한 해를 시작하는 이들도 많다. 사찰에서도 평상시 스님들만 출입하는 범종각의 문을 활짝 열어 템플스테이에 오는 누구나 타종을 체험하면서 울림을 느끼도록 배려했다. 영동 반야사는 ‘merry 새해’라는 주제로 타종체험을 하면서 새로운 시간을 서원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템플스테이 운영이 뜸한 제주도에서도 해맞이 템플스테이가 열려 눈길을 끈다. 제주 금룡사는 해변 새해맞이 소원빌기, 파도소리 명상 등 제주바다 특유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템플스테이를 실시할 예정이다. 제주도에서 체험하는 템플스테이도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것이다. 이외도 예산 수덕사는 가는해 오는해를 기념해서 2015년 양띠해, 2016년 원숭이띠해를 감안, 양띠와 원숭이띠 사람들은 무료로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불교신문3164호/2015년12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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