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의 불교 강의

달라이 라마, 툽텐최된 공저 주민황 옮김/ 불광출판사

불교는 석가모니 부처님서 비롯

전승 과정서 스펙트럼 다양화…

팔리 산스크리트경전 비교해

역사·교학·수행 체계적으로 설명

석가모니부처님을 뿌리로 탄생한 불교는 다양한 가지를 갖고 있다. 부처님 입멸 후 부파불교가 발전하고 상좌부불교와 대승불교로 나눠지고, 티베트에서 밀교가 발달하는 등 2600년 불교 역사는 변화의 연속이었다. 변화의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팔리 전승과 산스크리트 전승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팔리대장경은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방글라데시에 전해졌고, 산스크리트대장경은 한역대장경과 티베트어대장경에 기반해 중국, 한국, 일본, 몽고, 네팔, 베트남, 티베트 등에 전해진다. 

지난 2014년 한국불자들을 초청해 다람살라에서 열린 법회에서 법문을 하고 있는 달라이라마.불교신문 자료사진

오랜 역사 속에서 불교의 스펙트럼은 점차 다양해졌다. 한국불교, 중국불교, 티베트불교, 스리랑카불교 등으로 불리며 나라별 특징을 갖기도 하고, 수행전통을 서로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 중국, 일본의 선 수행자들은 같은 경전에 의지하지만 나라별로 가르침과 수행법이 차이가 있다. 상좌부 역시 마찬가지다.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이 상좌부 전통을 따르지만 일부는 초기불교를 따르는 반면 어떤 나라는 주석서를 따른다. 나라 안에서도 스님들이 입는 승복이 서로 다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한문대장경과 팔리대장경, 티베트대장경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달라 학자가 아니고서야 차이점을 구별하며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나라별로 불교가 발전하다보니, 각자의 기준으로 각각의 불교를 평가하고 재단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 상좌부불교를 두고 소승이라 부르며 폄하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달라이 라마는 이런 선입견들이 모두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겨난 오해일 뿐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을 펴낸 목적도 여기에 있다. 독자들로 하여금 “서로의 전통에 대해 수백 년 동안 쌓여온 오해를 근절”하고 “더 배우게 하는 것”이다. 책을 집필하는 작업은 미국인 비구니 툽텐최된스님이 맡았지만 전체적인 구상과 산스크리트 전승, 특히 금강승에 관한 부분은 달라이라마의 법문과 인터뷰 자료에 기초했다.

16장으로 구성된 책은 부처님 생애와 불교경전과 전파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귀의삼보, 고집멸도 사성제, 계정혜 삼학과 무아와 공성, 4무량심, 보리심, 바라밀 수행 등에 대해 설명하며 팔리전승과 산스크리트전승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함께 설명하고 있다.

불자들의 궁극적 목표이기도 한 해탈에 대해 살펴보자. 팔리경전에서 마음의 본성은 광명(光明)이며, 우발적인 번뇌로 오염돼 있어 가르침을 받지 못한 세속인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마음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유식학파에 따르면 불성은 청정하고 고귀한 지혜의 종자로, 법에 대해 배우고 숙고하고 명상함으로써 그것을 키울 때 발전하는 불성이라고 불린다. 중간학파 관점에서 보면 불성은 번뇌를 아직 없애지 않은 마음의 공성을 주로 가리키는데 부처님의 자성법신으로 변화될 수 있다. 인출불성은 오염되지 않은 마음을 위한 종자로, 이것이 있어야 부처님 가르침에 영향을 받고 변화할 수 있다. 밀교에서 불성은 가장 미세한 마음(一心)이다. 이는 지극히 청정한 상태의 마음이며, 선천적 광명심이라고도 부른다. 선천적 광명심은 윤회와 열반을 얻는 기반이다. 특별한 밀교수행을 하면 가장 미세한 마음이 활성화되고 지복(至福)을 만든 다음 공성을 깨닫는데 이용된다. 선불교에서는 모든 중생이 불성을 갖고 있고 그 불성의 본성은 청정하다고 말한다. 고민과 번뇌, 무명 때문에 중생들이 불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지만, 무명이 제거되고 불성이 완전히 드러내는 순간 비로소 부처가 된다. 선의 전통에서는 불성, 진여, 원래의 본성, 궁극적 실재, 청정한 본성 등이 유사하게 사용되는데 번뇌를 없앨 때 청정한 마음이 드러난다고 설하고 있다. 이처럼 각 종파의 교의 체계는 해탈과 열반에 대해 사소하게 다른 해석을 하지만 해탈과 열반은 번뇌로부터 영원히 분리된 마음의 특성이라는 것에는 모두 동의한다.

툽텐최된스님은 “팔리전승과 산스크리트전승 모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진실하게 보존함으로써 세계에 더 많은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전승이 다른 전승을 억누르고 자신이 우위에 서기 위해 폭력에 의존한 경우는 어느 전승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법을 전하라는 부처님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환기시켰다.

[불교신문3164호/2015년12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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