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문화재, 청담대종사 유물도 집대성 … 12월11일 봉정식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도선사가 종합 학술보고서 성격의 사지(寺誌)를 발간했다.

서울 삼각산 도선사(주지 도서스님)는 도선사의 역사와 각종 자료, 소장 성보문화재, 불사(佛事) 기록, 청담대종사 유물 등을 집대성한 <삼각산 도선사>를 펴냈다.

지난 7월부터 5개월간 도선사 사지 발간 작업을 진행한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정안스님)는 성보문화재의 디지털 고화질 촬영과 3D 스캔을 비롯해 학술 논고 등의 작업을 거쳐 기존 사지와 다른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의 사지들이 전설이나 설화를 모으고, 도량의 전각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도선사 사지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현대적인 기법을 근간으로 했다는 점이 특색이다.

도선사는 이번 사지 발간을 위해 1961년 필사한 <삼각산도선사적>과 <봉은본말사지>를 참고하고, 일제강점기 흑백사진과 조선총독부 관보 등 각종 자료를 수집했다. 청담기념관에 소장하고 있는 청담대종사 유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정확한 수량과 보존상태를 확인했다. 또한 도선사 역사를 사적기와 연혁을 통해 정리하고, 근대 도선사 기록사진을 수록했다. 특히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련원이 소장한 1912년 당시 도선사 사진을 다수 확보해 사지에 게재했다.

사지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1670년 조성한 ‘관음보살좌상’을 발견해 학자 등 문화재전문가와 함께 복장물을 수습했다. 그 결과 관음보살좌상은 1670년 조각승 승호(勝湖)스님을 비롯한 상륜(尙倫), 자운(慈運), 응진(應眞), 탁매(卓梅) 스님에 의해 조성된 사실을 확인했다. 17세기 후반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대표적인 조각승인 승호스님이 조성한 불상 가운데 서울에서는 확인된 사례는 도선사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음보살좌상
도선사 기획실장 미등스님은 “재질이나 불모(佛母), 조성 연대 등을 볼 때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있기에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은) 충분하다”면서 “가치를 인정받으면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도선사는 관음보살좌상의 지정문화재 등록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재 도선사에는 마애불입상(제34호), 목 아미타불 및 대세지보살상(제191호),석독성상(제192호), 청동종및 일괄유물(제259호) 등 서울시유형문화재를 비롯해 19세말 조성된 지장시왕도, 괘불도, 묘법연화경, 대방광불화엄경소 등의 성보문화재가 다수 있다.

도선사 주지 도서스님은 “도선국사로부터 청담대종사까지 이어진 한국불교의 정신과 문화가 전승되는 도량이 도선사”라면서 “1000년의 법등(法燈)을 이어온 선사들의 발자취를 모아 기록으로 만드는 작업은 오늘날 불사의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발간 취지를 밝혔다.

1912년 도선사 모습
이어 주지 도서스님은 “이번 대작불사를 통해 도선사 1000년의 역사와 성보문화재, 그리고 자비무적(自悲無敵) 정신이 후대에 올바로 전달되기를 기원한다”고 발원했다.

도선사는 <삼각산 도선사>와 <도선사 성보대장> 등의 봉정식을 12월11일 오전 11시 초하루 법회와 함께 봉행한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