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끝낸 수험생 위한

예비대학생템플스테이 개최

진학 전공 고민 털어놓으며

알찬 대학생활 노하우 전수

예비대학생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수험생과 대불련 학생들이 연꽃 지화를 만드는 모습.

 

수능시험은 끝났지만 입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전형별로 원서를 낸 수험생들은 논술시험 등을 치르며 오매불망 합격통지를 기다리는 게 요즘이다. 대학입학을 앞두고 싱숭생숭할 수험생들을 위해 대학생 불자들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이채은)는 지난 11월28일과 29일 이틀간 서울 진관사에서 예비 대학생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 대불련 선배들과 대학진학을 앞둔 수험생 20여 명이 참석해 고민을 나누고 대학생활 노하우도 전수하고, 불교동아리 활동도 안내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대학에 가서 가장 하고 싶은 일 1위는 여행이었고 2위는 연애, 3위는 동아리 활동으로 조사됐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지만 입시 하나만 바라보고 쉼 없이 달려온 이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10대들이다. 낙방에 대한 불안감으로 놀아도 마음 편치 않다는 수험생들. 시험은 치렀고, 합격자 발표만 남겨놓은 지금, 어느 때보다 힐링이 필요하다. 예비대학생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학생들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대불련이 이번 행사를 처음 준비한 것도 입시를 목표로 앞만 보며 살아온 청소년들이 수능 이후에 갖게 되는 공허함, 새로운 시작을 앞둔 두려움을 떨치도록 도와주자는 취지였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자신감을 잃은 수험생들에게 한 박자 쉬어갈 수 있는 계기를 선물하는 것이다. 또 대학에 먼저 진학한 선배로서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대학생활 경험을 나누는 자리기도 하다. 물론 매년 3월이면 신입회원 모집 때문에 뛰어다니는 각 대학 불교동아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새내기들에게 일찌감치 불교동아리 가입을 낙점하도록 하자는 속뜻도 담겨 있다.

진관사에서 본 이들은 젊다는 것만으로도 코드가 척척 맞았다. 서먹서먹할 거란 예상을 깨고 얘기를 나누는 이들의 모습은 초면이라 생각하기 어려웠다. 대불련이 생소한 참가자들에게 불교동아리 활동을 소개하고, 함께 연꽃 지화를 만들며 어색함은 금방 사라졌다. 뭔가 스스로 만드는 것 자체가 오랜만이라는 참가자들은 누구보다 집중해 연꽃을 완성했다.

속 깊은 고민을 꺼내 마음을 나누는 시간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선배들이 먼저 자신의 시행착오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자 수험생들은 자기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놨다. 수험생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대학합격 여부였다. 아직 합격통지를 받지 못한 학생들은 낙방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부모의 기대와 자신의 처지가 달라 괴로워하기도 했다. 가고 싶은 학과와 성적에 맞춰 가야되는 현실에서 진학을 할 것인지 재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이도 있었다. 예비대학생이나 대학생이나 한결같은 화두인 연애에 대한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진관사 주지 계호스님과 환하게 웃는 참가자들.

세 번째 입시에 도전하고 있는 한 참가자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는 꿈 때문에 계속 시험을 봤는데 이번에도 원하는 과에 진학하기 어려울 것 같다. 또 다시 입시준비를 해야 하나 말아야 되나” 하는 고민을 털어놨다. 뒷바라지 해주는 부모에 대한 미안함, 군입대 문제도 닥쳐오면서 꿈을 포기하고 점수에 맞춰 대학에 가야 하는 지 갈팡질팡 하고 있다. 대불련 회원들은 수험생보다 한 발 앞서 걸었던 선배이자 멘토로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털어놨다. “모든 사람이 전공을 살려 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대학에 입학한 뒤 편입을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해 원하는 공부를 하면 좋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범(20)씨는 “부모님 추천으로 왔는데, 친구들에게 듣는 얘기보다 3~4학년 선배들이 해주는 얘기가 더 와닿았다”며 좋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스님과 차담을 나누며 고민을 털어놓고 1년 뒤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미래의 나에게 지금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편지를 써보는 시간도 가졌다. “시험 끝나고 심적으로 힘들어 힐링하고 싶은 마음에 템플스테이를 찾아다가 참가했다”는 신준우(용문고3)군은 “선배들로부터 대학생활 조언을 들었는데 지금 제 고민이 성장통이고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얘기를 듣고 힘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관사 어린이법회 출신이라는 박태호(숭문고3)군은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현실적인 답을 찾아주려고 애써줘서 고마웠다”며 “대학에 진학하면 불교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채은 대불련 회장은 “대불련 회원들이 멘토가 돼 수험생들이 대학생활을 시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게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졌다”며 “템플스테이 이후에도 대학에 진학한 참가자들이 불교동아리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교신문3159호/2015년12월5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