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범죄는 소수 인종이나, 동성애자, 특정종교인 등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이유없이 증오심을 가지고 무차별적 테러를 가하는 범죄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이에 반해 톨레랑스는 자신과는 다른 타인과의 차이를 자연스레 인정하며 그 차이에 대해서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는 태도를 말한다.

독단주의에 맞섰던 18세기 계몽주의 정신을 계승한 톨레랑스는 특히 피부 색깔, 신체, 종교, 사상, 성 등 여러 차이에 대해서 무관심이나 차별이 아닌, 서로 다른 점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으로서 ‘프랑스 민주정신’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달 100여 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 부상을 당한 IS의 파리 테러로 프랑스의 톨레랑스 정신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프랑스 극우정당에서는 “무슬림 단체를 모두 해체하고 불법 이주민들을 모두 추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러범들이 프랑스와 벨기에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테러를 계획, 실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수십년간 유지해온 솅겐조약을 새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솅겐조약은 유럽 국가들이 인적 교류를 원활히 하겠다는 취지로 국경에서 검문검색과 여권검사를 면제하는 제도였다.

외신에 따르면 벌써 독일, 오스트리아 등은 국경 검문에 들어갔고 프랑스는 육로로의 입출국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테러 위협에 자유와 개방, 낭만의 상징이던 유럽이 하루아침에 ‘위험한 대륙’이 돼버린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확산되는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증) 탓에 난민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 만연을 우려했다. 유럽 일각에선 이슬람포비아의 위협에 노출된 무슬림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맞서서 테러 규탄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잠재적 테러대상국임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발생한 재외 국민테러 97건 중 83건이 우리 국민을 겨냥한 테러였으니 한국 또한 테러 안전지대가 아님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글로벌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공업(共業)중생으로서 증오범죄와 테러의 악순환을 끊고 선연(善緣)을 이어갈 묘법은 없는 것일까?

[불교신문3158호/2015년12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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