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범어진언집

하남출판사

인도를 떠난 불교는 다양한 언어를 통해 전달되면서, 고유의 문화와 함께 아름답게 꽃을 피웠다. 언어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수단이면서, 경전을 암송하는데 효율적인 운율을 만들어 냈다.

오랫동안 인도에 머물면서 산스크리트어를 연구해온 박지명 씨와 언어학자로서 베다 음성학을 공부한 이서경 씨가 ‘한국 불교의 언어’를 산스크리트로 재정립했다. 능엄주진언, 신묘장구대다라니, 관세음보살 42수 진언 등 대승불교의 진언을 산스크리트어로 정립한 것. 이를 통해 “원문에 가깝게 기술해 가장 본질에 가까운 진언과 게송을 알고자” 했다.

두 학자는 고집멸도 사성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음율과 뜻을 달았다.

“두카 아리야사짜 사트야(苦)/ 두카 사무다야 아리야사짜 사트야(集)/ 두카 니로다 아리야사짜 사트야(滅)/ 두카 니로다 가미니 파티파다 아리야사짜 마르가 사트야(道).”

두카란 근본적인 고통을 뜻한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고, 슬프고 불행하고 절망하는 등 삶의 근본 고통이 두카다. 집성제의 사무다야는 쌓여간다는 뜻. 즉 고통이 쌓여 습관이 되고 윤회의 원인이 된다는 의미로 집성제를 해석한다. 니로다는 이러한 애착과 갈등이 사라진다는 것으로 ‘고통이 사라지는 성스런 진리’로 멸성제를 설명했다. 마르가는 삶의 본질적인 진리를 깨우치는 길을 의미한다.

이처럼 산스트리트어로 게송을 적으면 의미가 한문보다 명확하게 다가온다는 것이 두 학자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정구업진언의 경우 “스리 스리 마하스리 수스리 스바하. 스리는 ‘성스러운’, ‘빛나는’ 이란 의미며, 마하스리는 ‘가장 성스러운’, 스바하는 ‘귀의합니다’의 뜻을 지닌다. 즉, 정구업진언에 대해 성스럽고 성스러우며 가장 성스러운 것이 좋으며, 그렇게 되리라”고 해설한다.

저자는 또 팔정도의 가르침과 12연기, 호신진언과 정법계진언 등 <천수경> <금강경> 등 대승불교 경전에 나오는 각종 진언을 해석하고 산스크리트어로 재구성했다. 진언에 대한 해석이란 점에서도 눈길을 끄는 책이다.

[불교신문3158호/2015년12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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