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라미스 미얀마 오보 중학교 준공식

더프라미스가 지난 29일 미얀마 마그웨이주 낫마욱군 오보 마을에 오보 중학교 건물 1개 동을 추가로 건립했다.

“밍글라바(안녕하세요).” 맑고 또랑또랑한 눈망울의 아이들이 학교 입구에서부터 양쪽으로 늘어선 채 더프라미스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작은 손을 연신 흔들며 낯선 이방인들에게 “축복합니다”라는 뜻의 “밍글라바”를 외치는 아이들의 반가운 인사에, 미얀마 바간에서 버스로 4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온 더프라미스 일행들 얼굴에도 어느새 웃음꽃이 피었다.

사단법인 더프라미스(이사장 법등스님)가 지난 2월 착공한 ‘오보 중학교’ 신축 교사 준공식이 열리던 지난 29일, 바간에서 4시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마궤이주 낫마욱군 오보 마을은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일요일이었지만 전교생과 마을 사람들 모두 오보 중학교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주말도 마다않고 모였다.

더프라미스가 학생들의 마중을 받으며 운동장으로 향하고 있다.
테이프 커팅식.
완공된 교실 내부를 둘러보는 더프라미스.

1952년 설립된 오보 학교는 더프라미스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으로 낡은 옷을 버리고 새 옷을 입었다. 더프라미스가 오보 학교에 교실 건물을 지은 것은 벌써 3번째. 더프라미스는 지난 2009년과 2010년 오보 초등학교에 총 6칸 교실이 있는 2동의 건물을 건립, 500여명의 학생들이 비좁게 공부하던 공간을 750여명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번엔 또다시 총 2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4칸 규모의 건물 1동을 추가로 지었다.

더프라미스의 지원이 있기 전, 오보 학교 아이들은 학생 수에 비해 교실이 턱없이 부족해 울퉁불퉁한 흙바닥에 앉아 오밀조밀 모여 수업을 들어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그마저 여의치 못해 야외 나무 그늘 아래서 수업을 듣거나 오전과 오후로 나눠 교대로 등하교를 해야 하는 때도 부지기수였다.

낙후된 시설은 둘째치고라도 학생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을 갖추지 못해 초등교육 이상의 수업을 할 수 없어 교육 환경은 더 열악했다. 수용 규모 등의 학교 시설로 학제 개편과 지원이 달라지는 미얀마 교육 제도에 따른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오보 학교는 중등교육 이상의 수업을 할 수 없었다. 초등교육을 이수한 아이들은 중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친구들과 헤어져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중학교로 옮겨다녀야만 했다. 더러는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러나 더프라미스의 지원으로 아이들은 이제 넉넉한 공간에서 책걸상에 앉아 수업 받을 수 있게 됐다. 더프라미스가 5년동안 꾸준히 3개 동의 건물을 신축하면서 오보 학교는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갖추게 됐고, 초등교육만 가능했던 학제 또한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수업할 수 있도록 개편됐다. 총 200여명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이번 3번째 신축 교사 지원은 중등교육을 넘어 고등교육까지 갈 수 있는 디딤돌을 놓아준 셈이다.

준공식에서 킨모민 오보중학교장은 “설립 당시 초등학교로 시작했던 오보 학교가 더프라미스의 도움으로 2004년 중학교로 승격될 수 있었다”며 “3채의 건물에 이어 책걸상, 칠판, 학용품, 새 교복까지 지원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사장 법등스님은 “처음 이 학교를 지원했을 때 새 건물을 짓기 위해 함께 고생했던 마을 관계자와 학교 선생님들의 모습이 아직도 마음속에 깊은 감동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5년 전의 감동이 지금의 후원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또 “새 건물을 위해 기부해준 도진스님의 깊은 자비심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오보 중학교에서 세계 평화와 부처님의 자비를 구현할 수 있는 인물이 탄생하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말했다.

오래된 구건물과 더프라미스가 올해 새로 지은 건물(사진 오른쪽)

이날 준공된 건물은 더프라미스 공동대표 도진스님의 후원금으로 마련됐다. 도진스님은 5년 전 특수임무수행 중 전사한 속가 형님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 받았다. 어린 시절 행방불명된 형제에 대한 사망 소식을 그렇게 전해들었다. 속가의 인연지만 피붙이의 생명을 바꾼 돈을 가치 있게 쓰고 싶었다고 생각한 도진스님은 2009년 참석한 오보 중학교 첫 번째 건물 준공식에서 진정한 보시의 가치를 느끼고 오보 학교에 회향하고자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도진스님은 “5년 전 이곳에서 첫 준공식을 가지면서 베푸는 것 이상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전쟁의 아픔속에 숨진 속가 형님의 위로금이 미얀마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 쓰여진다고 생각하니 행복하다”고 밝혔다.

더프라미스는 이날 준공식에 이어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 보따리를 한가득 풀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티셔츠와 천으로 만든 신발, 공책, 천가방 등 선물 세트를 750여명의 전교생 한명 한명에게 직접 나눠줬다. 새 교실, 새 교복, 새 학용품 선물에 아이들을 물론 선생님들까지 즐거워했다. 딴린산 선생님(24)은 “예전에는 교실에 학생들이 가득차 오전과 오후반을 나눠서 수업을 하거나 바닥에 앉아서 수업을 해야만 했다”며 “한국에서 멀리까지 와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지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웅제아표 학생(11)은 “교실이 생겨 좋다”며 “무엇보다 계속 학교에 나올 수 있어 기쁘다”고 좋아했다.

아이들에게 선물 나눠주기.
준공식에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도 모여 성황을 이뤘다.
축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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