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기본교육이수자 행도품계 품수식

주지 지현스님이 휘장을 달아주는 모습.

조계사가 불교기본교육을 이수한 231명에게 수료생들에게 처음으로 행도(行道)품계를 품서했다.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오늘(11월28일) 대웅전에서 3개월간 교육을 마치고 불제자로 입문한 기본교육 89기 수료생들에게 행도품계증과 휘장을 수여했다.

이날 품수식에는 주지 지현스님과 부주지 원명스님 등 조계사 스님들이 모두 나와 기본교육 이수를 축하하며 신도들에게 직접 휘장을 달아줬다. 검정색 삼보륜이 새겨진 휘장을 가슴에 단 불자의 얼굴엔 자부심이 묻어났다.

지현스님은 “직장 다니느라 학교 다니느라 바쁠텐데 시간을 쪼개 기본교육을 이수한 모든 분들에게 축하를 드린다”며 “오늘 행도품계를 품수한 이들은 간절한 신심을 바탕으로 교리를 공부하는 불자가 돼 부동, 선혜품계에까지 이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도품계를 받은 231명 지난 9월 조계사 기본교육에 입교해 오전, 오후, 야간, 토요반에서 공부한 수료생들이다. 불자예절과 불교문화, 부처님생애 등을 배우며 수련회와 종사활동, 일요법회 등에 참석하며 신심을 길렀다. 10주간 교육을 마치고 행도휘장까지 받은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행도품계를 받은 적멸행 보살과 손녀 손자들.

손자 손녀들과 함께 기본교육을 이수해 행도품계를 받은 허선례(70, 법명 정멸행)보살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큰 손녀 임유정(20)씨와 임경환(염창중 3)군 김혜민(염창중 3)양 등 4명이 나란히 야간반을 다니며 불교공부를 했다는 허선례 보살은 결석 한 번 없이 수업을 들었다. 

“손자녀들 덕분에 기본교육을 2번째 들었는데 공부가 더 잘됐다”며 “아이들과 함께 부처님 가르침을 배울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한다. 불교대학 졸업반이기도 한 정멸행 보살은 곧 부동 품계를 수여받을 예정이다.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냈다는 임유정 씨는 “불교가 단순한 기복신앙이 아니라 자기가 깨우치는 종교라는 것도 알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며 “기회가 되면 사찰에서 합창단 같은 신행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학교 내내 조계사 청소년법회를 다니는 임경환 군과 김혜민 양도 “법회하는 것도 좋지만 불교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며 “고등학교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법회활동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도품계제도는 신도들로 하여금 종단에 대해 소속감을 갖고, 조직을 체계화하기 위해 종단이 지난 2009년부터 시행한 제도다. 4단계로 구분되는데, 발심(發心) 행도 부동(不動) 선혜(善慧) 등이다. 먼저 사찰 신도로 입문해 삼귀의와 오계를 수지하면 발심품계를 받는다. 조계종 신도증을 발급받았다면 발심품계를 수지한 셈이다.

사찰에서 1년 내 12시간 이상 교육을 받았다면 행도품계가 수여된다. 행도품계를 받으면 사찰에서 신행안내나 임원으로 활동할 자격을 갖는다. 세 번째는 부동은 신도전문교육 이수자 또는 종단에서 정한 재교육을 이수하거나, 일정의 신행경력을 쌓으면 품수받을 수 있다.

마지막 선혜는 종단에서 시행하는 지도자교육 이수 및 신행지도경력을 갖춘 불자가 받는 품계다. 최근까지 종단은 발심품계자 25만 명, 행도품계자 4만 명, 부동품계자 3만 명 이상을 배출했고 올해 4월 300여 명이 선혜품계를 받았다.

행도품계 품수자들의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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