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보수, 중도 인사들 ‘진실과화해를위한사회적대화모임’ 토론회서 주장

진보 보수 중도 인사들이 모여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태를 이분법적 진영 논리로 끌고 가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사회갈등 해법 찾기 보수, 진보, 중도간 토론회’가 오늘(11월26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2층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렸다. 조계종 화쟁위원회, ‘진실과화해를위한사회적대화모임’, 평화재단 등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전 민주노총 위원장),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집행위원장 서경석 목사 등이 발제자로 나서 교과서 국정화 사태를 타개할 제3의 대안을 모색했다.

도법스님은 중도 대표로 나서 사회 곳곳으로 번지는 갈등의 불씨부터 꺼야한다고 주장했다. 도법스님은 “한국사회 뿌리 깊은 진영싸움에 또다시 불이 붙어 곳곳에 번지고 있는데도 불을 끄려고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오늘 우리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 있으며 싸우는 사람만 있고 싸움을 말리는 사람, 불 끌 사람이 없다면 결국 우리 삶, 역사, 희망이 부정되고 무너질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김구 최고, 이승만 별로, 김대중 진짜, 박정희 엉터리”와 같은 주장들이 사실인지 진실인지를 가르기 전에 이같은 주장은 하나의 왜곡된 극단에 불과하다고 봤다. 스님은 “역사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잘라낼 수도 없고 잘라 내려고 해서도 안되는 것이며 김구와 이승만, 친일과 반일, 좌익과 우익, 진보와 보수도 함부로 취급해선 안된다”며 “드러난 사실과 진실을 엄연한 우리 역사로 받아들이고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 이념, 진영 싸움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 대표로 나선 이수호 이사장 또한 정치적 진영논리로 가선 안된다는 데 동의했다. 이수호 이사장은 “역사 관점을 획일화하겠다는 국정교과서 결정은 다양성과 열린 사고를 지향하는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라고 비판하면서도 “이 논란이 진영논리로 빠져들어 내용의 중요성과 상관없이 ‘찬성하면 내편이고 반대하면 아니다’ 식의 생각과 태도로 나타난다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역사교과서가 심각하게 좌편향돼 있다고 주장한 서경석 목사 또한 의식의 환기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서경석 목사는 “현재의 역사교과서가 박정희 대통령이 세운 공로에 비해 5.16 쿠데타 등으로 심각하게 좌편향돼 있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국정화 반대여론은 시간이 가면 찬성여론으로 바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서 목사는 “이미 결정 난 사안인 국정화 문제를 두고 정치권이 다툴 것이 아니라 누가 더 훌륭한 역사교과서를 만들 것이냐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목사는 좌파 역사학계가 함께 만드는 대안교과서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서 목사는 “서로 죽이는 전쟁이 아닌 누가 더 좋은 상품을 만드는가의 경쟁을 통해 대안교과서가 국정교과서 보다 더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다”며 “여기에 정부가 예산을 배정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발제 후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부영 전 국회의원 등이 토론자로 나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윤여준 전 장관은 “국정교과서 논쟁은 ‘역사인식의 분쟁’으로 비춰지지만 실상은 ‘실존적 정치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기본적으로는 국정화에 반대하는 입장임을 밝히면서도 “싸움을 말리기 보다는 논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상대방을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버린다는 전제하에 진정한 만남과 대화, 소통을 통해 누가 바른 역사교과서를 쓸 것인가에 대해 ‘투쟁’ 아닌 ‘경쟁’으로 나아가는 길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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