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스님, 9차 대중공사서 제안…논의 결과 토대로 호소문 발표키로

제9차 100인 대중공사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과 2차 민중총궐기 평화적 진행 등 중재 요청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을 펼쳤다. 이날 대중공사에서는 결론을 짓지 못했지만 논의결과를 토대로 대중공사추진위원회가 종단 집행부와 화쟁위원회가 논의를 거쳐 “평화로운 시위문화를 바란다”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종합토론에 이어 중앙종회 부의장 오심스님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과 관련해 100인 대중공사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긴급 제안했다. 이날 긴급 토론에서는 12월5일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스님들이 나서서 평화지대를 만들자는 제안을 비롯해 불교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반면 “중재를 위한 불교계 역량이 부족하다”는 반론도 제기됐으며, “평화로운 시위문화의 전환을 촉구한다”는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동추진위원장 도법스님은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에 와서, 그 일로 해서 종단적으로, 조계사 차원에서 대단히 부담도 크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으로 시선이 조계사에 집중돼 있다. 화쟁위원회가 담당해서 일을 추진하고 있다. 부의장 스님께서 기본적인 취지를 설명하셨다. 이야기거리가 많다. 현실적으로 절실한 부분이 12월5일 민중총궐기 개최다. 이 때 평화적인 시위,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정부에서는 불법, 폭력집회로 규정하고 엄단하겠다 천명하고 있다. 화쟁위원회가 민주노총과 정부를 설득해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와의 대화가 이뤄질지 알 수 없다. 대화가 잘 되어서 평화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종교의 역할이 필요하다. 대화가 안된다고 하더라도 평화적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종교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웃종교와도 함께 하고자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법스님은 “불교가 주체적으로 대책을 세워서 대응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설득을 하면 평화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지만 정부는 잘 모르겠다. 민주노총과 종교계, 불교계가 함께해서 평화 문화가 자리잡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해지려면 12월5일 스님들께서 1000명이나 적어도 300~500명 정도가 시위 현장에 나가서 정부와 민주노총 중간 지대에서 평화의 울타리 역할을 해준다면 평화적 대회가 될 것이다. 불교의 사회적 역할도 높아질 것이다. 바람직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경험도 쌓게 될 것이다. 평화를 지키고 가꾸는 역할을 해냈으면 한다. 불교적으로도 가장 바람직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불교의 역할이다. 우리시대가 불타고 있다. 이 불길을 어떻게 가라앉힐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전쟁의 한복판으로 가서 전쟁의 불길을 잠재우셨다. 불교인, 스님들이라며 반드시 역할을 해야 한다. 100인 대중공사에서 결의를 모아서 분위기를 살려 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 감로사 주지 혜총스님은 “지금 시대가 우리나라는 북한과 남한이 유일하게 분단된 국가다. 지금 이 시대가 폭력으로 시위할 때가 아니다. 폭력은 불교적으로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폭력은 안 된다. 그것은 우리가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정부도 국민들이 왜 그렇게 봉기했는지 자숙하며 생각해야 한다. 죄는 나쁘지만 개과천선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 불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 시대에 할 일이 그런 일이다. 편을 가르다보면 나라가 안정이 안 된다. 우리가 평화의 선을 만들어줘서 할 수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시위의 도가 지나쳤을 때 불교가 감당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불교계가 앞장을 서야 한다. 정권은 영원한 것이 아니지만 국민, 불교는 영원하다. 앞장서는 방향으로 나가자”고 강조했다.

서울 화계사 주지 수암스님은 “종교적인 것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정부에서 불법집회를 규정하는 순간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질 것이다. 종교 현장에서 존중받는 승가가 아닌 방해자가 될 수도 있다. 행진이 시작되면 투쟁으로 불거질 수 있다. 화쟁위원회가 역량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민중의 목소리가 정부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100인 대중공사는 논의를 거쳐서 결의를 하는 장이다. 그 이상의 목소리를 담았을 때, 감당할 수 있는가. 에너지가 있는가. 모든 국민들이 염원하는 선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웅기 붓다로살자 연구위원은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폭력시위와 강경진압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 점은 고쳐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제는 우리사회가 폭력시위 문화를 근절하고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의 메시지도 핵심은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사회 전체가 성숙하게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충분하게 민주노총, 정부와 대화를 통해 시위문화를 바꾸자는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불교계가 이를 위해 역할을 한다면 국민들에게 불교의 존재 가치를 알릴 수 있을 것이다. 평화로운 시위 문화를 위한 대전환을 적극 지지하고 동참한다면 결의가 있다면 일을 추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원장 현응스님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한국사회의 엄청나게 큰 갈등이 내재돼 있는 것이다. 50여개 단체가 11개 요구 조건을 내걸고 대규모 민중총궐기라는 이름으로 한 것이다. 생계문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 엄청난 문제들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집회, 시위는 헌법에서 보장된 권리다. 시위 측과 공권력 양측의 폭력이 있었다. 민중총궐기라는 이름보다 노사정위원회라는 틀 속에서 대화하라는 틀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적인 대의기구인 국회에 진지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제안을 할 수 있다. 진지한 협의와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책임있는 기관, 기구,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 최종적으로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역설했다.

종회 부의장 오심스님은 “민중들이 왜 일어났겠는가. 불교는 자비문중이다. 큰 기쁨을 줘야하고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 데모, 싸움 안 하면 좋다. 1994년, 1998년 공권력이 들어와서 조계사를 유린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마지막말이 통합과 화합이다. 불교가 불교의 역사를 세워야 한다. 좋은 기회다. 중재할 부분이 있으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회 의장 성문스님은 “한상균 위원장이 들어와서 중재를 요청했다. 화쟁위원회에서 중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가능한 일인가. 어제도 경찰병력이 느슨했지만 오늘 아침 굉장히 경찰이 증원됐다. 외부 전경까지 종로로 집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제 대통령이 이 부분을 직접 언급한 이후 변화된 것 같다. 과잉충성하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저지를 가능성은 없는지,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를 전제로 하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이 있는지, 2차 총궐기를 한다면 비폭력 집회를 보장할 수 있는지 도법스님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공동추진위원장 도법스님은 “중재가능 여부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요청이 있었고 화쟁위원회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노력을 하고자 한다. 우리의 관점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는 정부나 민주노총 편을 들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굳이 이야기 하자만 국민들의 편이다. 국민들의 공통된 바람은 폭력시위, 과잉진압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평화롭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불을 타고 있는데 불을 끄는 역할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싸움은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말리는 역할은 없다. 화쟁위원회가 불을 끄고 싸움을 말리며 인간답게 풀어보자고 하는 것이다. 중재가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정부의 과잉진압 여부는 알 수 없다. 경찰도 함부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총궐기를 하지 않고 풀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법스님은 “현실적으로 12월5일 총궐기 대회가 원래는 각 지역 현장에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다. 강경진압과 농민 중태 이후 중앙집중 궐기대회로 전환됐다. 현재 이것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대화가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민주노총을 설득해 평화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정부와 합의를 통해서 평화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최선의 안이다. 안 된다면 종교계가 민주노총을 설득해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평화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불교계가 역할을 해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불교적 실천으로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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