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해소 상생 화합 위한 지혜의 길 모색 중”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신변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처한 입장과 처지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갖는 것은 당연하나, 서로 다른 의견을 드러내 놓고 모두가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는 대화합을 위한 지혜의 길을 찾아 가는 것입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조계사측이 국민과 정부, 불자 등에게 호소문을 발표했다.
 
조계사는 1125일 사부대중 명의의 호소문을 통해 국민들을 향해 옳고 그름의 여부와 의견의 차이를 떠나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상생과 화합의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음을 지켜봐 주시고 화합과 대화가 잘 이뤄지도록 성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와 경찰에 대해서도 사회의 질서도 소중하지만 종교가 갖는 상징적 공간에서는 그 본연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공권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식은 또 다른 혼란을 야기시켜 문제의 본질을 치유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악순환을 막고 우리사회 갈등의 대립을 풀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 가야 한다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겠지만 조계사가 갖는 종교적 상징성, 조계사가 차지하는 한국불교내의 위상을 존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호소문에는 민주노총과 불자들을 향한 호소도 담겼다.
 
조계사는 민주노총에 대해 조계사 부처님께서 여러분을 품고 있는 것은 오직 자비심이지 여러분의 주장에 동조해서가 아니다가장 기본적인 사찰의 예법과 생활 청규에 동참해 주시기 바라며, 투쟁과 관련한 제반의 활동은 삼가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향후 진행되는 집회 및 시위에 대해 다각적으로 평화적 방법을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불자들에 향해서는 우리는 지옥 중생을 모두 제도하지 않고서는 지옥을 떠나지 않겠다는 지장보살의 서원을 알고 이에 따라 보살행의 길을 걷겠다는 불제자들이다신행활동을 하는데 있어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자비롭고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우리사회의 화합과 상생을 위한 기도에 수희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조계사 사부대중이 드리는 호소문

국민여러분께 드립니다.
분주한 일상과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과 사회를 굳건히 지탱하고 계신 국민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모두의 가정과 일터에 부처님의 자비로움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독화살의 비유라는 유명한 일화를 통해 가장 시급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간단하고도 평범한 진리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 독화살을 뽑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지, 쏜 사람은 누군지, 화살의 재질이 무엇인지 등은 나중 문제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화두는 국민 화합과 갈등 해소입니다. 국민화합과 갈등해소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를 통한 소통입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신변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처한 입장과 처지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갖는 것은 당연하나, 서로 다른 의견을 드러내 놓고 모두가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는 대화합을 위한 지혜의 길을 찾아 가는 것입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조계사로 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들을 청취하고,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옳고 그름의 여부와 의견의 차이를 떠나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상생과 화합의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음을 지켜봐 주시고 화합과 대화가 잘 이뤄지도록 성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민주노총 관계자 여러분께 드립니다.
 
조계사는 불교신자 여부를 떠나 온 국민이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교시설입니다. 또한 한국불교의 전통을 온전히 계승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총본산이자, 서울지역 10만 신도의 수행처이자 기도처입니다. 조계사 부처님께서 여러분을 품고 있는 것은 오직 자비심이지 여러분의 주장에 동조해서가 아닙니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사찰의 예법과 생활 청규에 동참해 주시기 바라며, 투쟁과 관련한 제반의 활동은 삼가 해주기 바랍니다. 아울러 향후 진행되는 집회 및 시위에 대해 다각적으로 평화적 방법을 모색해주길 바랍니다.
 
정부와 경찰관계자 여러분께 드립니다.
 
공권력의 역할과 법 집행의 엄중함은 당연히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 화합과 자비라는 종교 본연의 역할도 있습니다. 사회의 질서도 소중하지만 종교가 갖는 상징적 공간에서는 그 본연의 역할을 존중해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상황이 공권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공권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식은 또 다른 혼란을 야기시켜 문제의 본질을 치유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고 우리사회 갈등의 대립을 풀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 가야 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겠지만 조계사가 갖는 종교적 상징성, 조계사가 차지하는 한국불교내의 위상을 존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불자 여러분께도 호소합니다.
 
우리는 지옥 중생을 모두 제도하지 않고서는 지옥을 떠나지 않겠다는 지장보살의 서원을 알고 이에 따라 보살행의 길을 걷겠다는 불제자들입니다. 우리 사회의 아픔과 세상의 고통에 답하고 실천하는 것이 불자들의 신행과 기도의 이유입니다. 이에 비록 신행활동을 하는데 있어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자비롭고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우리사회의 화합과 상생을 위한 기도에 수희 동참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불기2559(2015)1125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 사부대중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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