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강·각묵스님과 함께 남원 실상사 겨울학림

지리산으로 둘러싸인 남원 실상사에서 공성(空性)을 공부하고 좌선수행을 하면서 연말연시를 보내면 어떨까. 실상사(주지 응묵스님)는 4박5일 집중수련 템플스테이 형식으로 겨울학림을 준비했다. 실상사는 겨울학림에 불자들의 동참을 당부하면서 다음과 같이 공부내용을 미리 소개했다.

제1차 겨울학림은 오는 12월30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해강스님과 함께 ‘공성(空性)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펼쳐진다. 승조스님의 <조론(肇論)>과 제2편 <부진공론(不眞空論)>을 텍스트로 한다. 조론은 중국에 불교가 전해진 초기인 후진시대 승조스님이 저술한 네편의 논문으로 ‘세상존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세상존재와 이치의 참모습을 보는 지혜의 안목은 무엇인가’, ‘수행을 통해 지혜의 눈으로 세상을 바로 보고서 얻은 열반을 어떠한가’ 등을 논하면서 잘못된 견해를 경계하고 불교의 근본인 중도연기의 이치로 인도한다. 조론은 선교(禪敎)를 막론하고 많은 스님들이 소중히 여겨 공부하고 인용하는 등 대승불교 이해의 길잡이로서 높이 평가받는 고전이다.

제2편의 부진공론은 인연화합하여 생겨난 세상존재의 이치인 근본성질, 이른바 공성에 대해 논한다. 대승불교의 핵심사상이랄 수 있는 공은 불교의 세계관인 연기법 뿐 아니라 대승불교의 수행론을 알기 위해서 바른 이해가 꼭 필요한 사상이다. 이 논문은 당시 세간에 널리 퍼진 공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대승불교의 왜곡현상을 비판하며 바른 법을 보이고자 노력한 산물이다.

두 번째 겨울학림은 내년 1월6일부터 10일까지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의 이해와 실제’를 주제로 열린다. 각묵스님이 법사로 나서 <청정도론>의 호흡법에 대한 마음챙김의 해설 부분을 토대로 이론적인 공부와 좌선수행을 병행할 예정이다. 상좌불 불교의 부동의 준거가 되는 청정도론은 이같은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공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닦아야 할지, 명쾌하게 설명한다.

실상사는 “올 겨울 4박5일을 산사에 앉아 천년의 시공간을 넘어온 현자의 말씀을 만난다면 내 삶에 이보다 더 풍요로운 것은 없을 것”이라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한 공부의 힘으로 새로운 날, 새로운 삶을 열어가자”라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157호/2015년11월28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