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100인 대중공사 전체토론…지역불교 활성화 위한 다양한 의견 제시

‘사찰과 지역공동체, 지방분권화 시대 지역 불교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9차 100인 대중공사는 효율적인 토론과 논의를 모둠별 토론을 생략하고 종합토론에 집중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지역사회에서의 사찰의 역할, 공동체를 위한 방안, 복지·환경 등 각 분야에서 사찰의 역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공동추진위원장 도법스님은 “포교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활동하고 있다. 불교 교리 전달이라는 성격이 강하고, 여기에 갇혀 있다. 불교 교리를 전달하는 의미에서 포교는 한계에 이르렀다.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감동과 감화를 줄 수 있는 무엇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포교라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제가 살고 있는 남원이라는 시가 인구가 9만이 채 안 된다. 종단에 속해 있는 사찰, 암자가 15개를 넘지 않는다. 인간 삶에서 봤을 때 지역사회라는 기반이 대단히 중요하다. 불교계가 갖고 있는 지역기반이 튼튼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교세 확장적 측면이 아니라 문명사에 대안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관태 불교사회연구소 연구원은 “교구본사 협의회나 사암연합회는 사찰 간 연합체가 필요하다. 행정적이나 제도적인 틀에서 구성된 논의체가 아닌 실질적 필요에 의해 구성된 논의체가 되어야 한다. 포교적 성과보다는 내용적 틀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길 지혜협동조합 이사장은 “사회복지재단 주최 세미나가 있었다. 결론이 앞으로는 지역복지다. 지역사회에서 상부상조하는 지역복지 공동체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사회가 가면 갈수록 중앙집권적 사회보다는 지역분권적 사회로 가고 있다. 지역 내 복지 협의회나 교구 내 환경위원회 구성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마을공동체, 마을만들기, 공유사회 등이 중요 키워드가 되고 있다. 불교가 도시 내에 거점을 만드는 사업을 해야 한다. 최근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불교가 이런 흐름들을 활용해 공간을 제공하는 등의 거점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감로사 주지 혜총스님은 “부산에서 30년간 사회활동을 했다. 지역이 발전돼야 불교가 발전된다. 그 토대 위에서 불교가 형성되면 사회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미 갖고 있는 절들이 많이 있다. 본사별 학교 건립이나 말사별로 유치원이나 학교 등 교육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가 다양해지고 있다. 세분화된 복지가 있다. 각 절마다 하나씩 맡아서 하면 그 마을을 대표할 수 있는 스님이 되고 지도자가 될 수 있다. 1사찰 1복지시설, 1교육기관을 운영한다면 지역에 큰 혜택을 줄 수 있다. 사회에 이익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절이 될 수 있다. 그 바탕 위에서 공동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수행과 포교는 큰 틀에서 보면 맞지만 이를 통해 사회에 이익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종회 부의장 오심스님은 “불교가 위기라고 하지만 여전히 미래가 있고 자신이 있고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공동체에 공감한다. 나이에 맞는 계층포교, 다양한 포교의 방편을 마련해야 한다. 타종교의 포교방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지 스님의 역할이 중요하다. 농촌과 도시 사찰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조계종 부산불교연합회 사무총장 목종스님은 “지역 본사에서는 적극적인 참여가 어려웠다.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를 시키려고 하면 사찰 간 연합이 힘들다. 사암연합회는 타종단과의 관계 때문에 한계가 있고, 자발적으로 종단 스님들이 만든 모임의 경우에는 종단이나 본사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 사찰 신도가 아니라 지역사회 신도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복지는 후발주자다.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제나 위령제, 산신제 등 불교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선점하고 그것을 통해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간다면 보다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원장 현응스님은 “전국 단위별로 도시 중심으로 수도권, 광역시, 기초지자체 단위 별로 포교를 펼치는 것보다 5000명 단위로 하나의 불교 공동체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공동체가 모일 수 있는 공간은 사찰이 될 수도 있고, 다른 공간이 될 수도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절을 지을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회의 공간을 마련하고 사람들이 모여 지역사회 특성에 맞는 문화와 정책이 논의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교구본사, 지역 사찰별 특성을 살리되 인구수 별로 네트워크로 묶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종단 공적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시 중심으로 교화를 펼치고, 그 지역사회를 위한 보살행, 행복을 추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불교가 될 때 지역에서 부처님 가르침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고 말했다.

봉선사 주지 일관스님은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 감소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다. 봉선사는 본사로서의 역할보다 큰 단위 사찰로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본사로서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이 있다. 말사의 관리, 말사 주지 품신하는 것 정도가 본사로서 봉선사의 역할이다. 사찰에서 스님들은 상당히 권위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사찰의 기본은 신앙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다. 이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상을 유지하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 신앙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하는 데 중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승가대 대학원장 보각스님은 “지역 특성에 맞는 공동체를 지원하거나 활성화하는 것을 숙제로 갖고 있다. 불교국가에서 온 불자 이주민들을 위한 쉼터를 만드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불자 이주민들이 갈 곳이 없다. 이것을 모른 체하고 방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인 조계종 환경위원회 부위원장은 “많은 스님들을 알아갈수록 스님들의 어려운 현실을 알게 됐다. 수행과 포교에 전념할 수 있는 승가복지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는가 의문이다. 본말사 중심으로 승가복지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환경 현안이 발생시 뒤늦게 대처한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지역사회에서 사찰의 역할이 축소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역 거점 사찰인 경우 각종 위원회에 직접 참여해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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