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화재 당시 화기책임자 故 장숙희 씨
20일 화재 원인을 수사 중인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장숙희 씨는 사고 당시 불이 난 탱크 오른쪽 작업공간의 반대쪽에서 근무하던 중 연기를 발견하고 대피용 호루라기를 불며 “불이 났다”고 외치며 적극적인 대피유도 활동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대우조선 한 협력업체 화기감시팀 소속으로, 4개월 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일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었다. 탱크 내부는 칸막이가 많고 비좁아 불이 나도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곳이다. 장 씨의 발 빠른 대응으로 대부분의 근로자가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장 씨는 다른 근로자 1명과 함께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결국 숨졌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장 씨가 본인의 안전만 생각했다면 쉽게 탈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교육 때 배운 대로 화재감시 역할을 충실히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세월호 사건 당시 승객을 버리고 홀로 도주해 300여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준석 선장의 행보와 대비되며 장 씨를 ‘이 시대의 진정한 의인’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송림사 신도회 총무를 역임한 장 씨는 평소 신행활동에도 강한 열정을 보이며 불자로서도 모범이 됐다. 송림사에서 함께 신도회를 이끌었던 이상번 전 송림사 신도회장은 “신도회 활동도 깊은 신심으로 책임감 있게 했던 분이였던 만큼 화재 현장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며 “이러한 불자의 희생정신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의사자' 신청을 준비 중이며, 불교계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