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013년 본지와 2차례 인터뷰...“민주화 운동 이끈 힘 불교에서 얻어”

지난 2013년 본지는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에서 아웅산 수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8일 치러진 미얀마 총선 개표가 후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압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최종 개표 결과는 18일 발표되지만 현재까지 NLD가 사실상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며 단독 정부 구성도 가능해졌다.

독립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미얀마 수지는 2살 때 영국으로 떠났다가 1988년 귀국한 뒤 민주화 집회를 목도하고 민주 정부 구성을 촉구하며 투사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군부에 의해 3차례에 걸쳐 15년 동안 가택 연금을 당했다가 2010년 11월 풀려났다. 1999년 남편이 암으로 숨졌을 때는 출국하면 미얀마로 들어오는 길이 막힐 것을 우려해 임종조차 지키지 못했다.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저항 정신과 불교의 영향으로 평화적 저항을 주장해 온 아웅산 수지 여사는 201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3년 본지는 미얀마에서 아웅산 수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으며, 앞서 한국 신문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002년 창간 43주년과 주2회 발간을 맞아 현지 대담을 갖기도 했다. 아웅산 수지는 2002년 본지와 가진 대담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비’를 특히 강조했다. 9.11 테러로 전세계가 혼돈에 빠져있었던 당시 그녀는 “나는 불자다. 불자로서 테러에 대한 해답은 자비다. 자비로서 테러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나쁜 것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며 불자로서의 자긍심을 알렸다.

아웅산 수지는 2013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15년 가택연금 등 민주화를 위한 험난한 세월을 이겨낸 힘을 “불교의 아비달마(부파불교 논서)에서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웅산 수지는 “집밖으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억압과 감시 속에서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수행’이었다”며 “명상에서 오는 기쁨을 알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웅산 수지는 두 차례 걸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세계평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피력했다. “평화는 국민 개개인의 가슴에서 우러나와야 실현될 수 있다. 어떤 정부, 훌륭한 리더에 의존해서는 성취할 수 없다. 평화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NLD가 군부세력 통합단결발전당(USDP)을 누르고 압승을 거두면서, 1962년 이후 53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 군부독재가 막을 내릴 수 있을지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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