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마을

스콧 새비지 엮음
강경이 옮김 / 느린걸음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귀촌한 뒤 아내와 함께 ‘소박한 삶을 위한 모임’을 창립한 스콧 새비지 씨는 그 소식을 담은 잡지 <플레인>을 창간했다. 플래인에 소개된 사람들은 농부와 시인, 엄마와 할아버지, 기자와 환경운동가 등 다양하다. 이들의 이야기 26편이 엮여 책으로 소개됐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누릴 자유가 아니라 무언가로부터 벗어날 자유가 더 필요하다”는 사람들. 그들은 건강하게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에서부터 땅을 일구며 직접 음식을 만드는데 관심을 둔다. 컴퓨터와 텔레비전이 빼앗아간 가족의 일상을 되찾고, 영혼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명상수행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금 내 삶이 혹사당하고 소진되고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면서도, 우리 사회와 이 세계가 이대로는 안된다고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어’라는 무력감에 좌절하고 만다. 오늘의 자본주의 체제가 다른 길을 찾으려는 이들의 용기마저 꺽어버린다.”

공동체 삶은 서로 나누고, 도와가는 삶이다. 채소와 야채를 나누며, 콤바인 기계를 공동으로 소유하면서 돈 보다 행복의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

미국인인 그들이 찾아가는 것은 어쩌면 우리는 이미 소유했던 문화다. 품앗이를 통해 노동을 나누고, 동물의 배설물을 통해 화학비료를 대체하기도 한다. 미국사회를 오랫동안 옥죄었던 교회 중심의 사회적 구성을 대신해 각자 자유를 추구한다. “내 마음의 시간을 어디에 쓸지는 내가 결정한다”는 것이 그들의 삶의 태도다.

플래인을 취재하기 위해 이 마을을 방문했던 뉴욕타임즈 기자가 2주 뒤 회사에 사표를 내고, 농부가 되기 위해 시골로 왔다. 그리고 활자를 만들고 목판을 새겨 플래인을 인쇄하고, 태아 때부터 온갖 검사를 하는 병원을 거부하고 집에서 출산하는 이들의 문화에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찾아간다. 좋은 삶, 느리게 사는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불교신문3150호/2015년11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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